[인터뷰] 박충건 베트남 국가대표 사격팀 감독
“유럽 선수단 등 도쿄올림픽 전 인천 반드시 찾을 것”
수준급 시설 적극 활용해야...클레이 사격장 없어 아쉬워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올해 도쿄올림픽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일본으로 향하는 각국 대표선수들이 ‘신종 코로나’ 여파가 누그러들지 않는 중국 보다는 한국을 전지훈련지로 찾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면서 체육시설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워 해외 대표선수단에게는 최적의 장소로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베트남 남자 공기 권총 국가대표팀이 지난 2일부터 인천을 찾아 금빛 과녁을 적중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오는 24일까지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박충건 감독이다. 박충건 감독은 베트남이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공기 권총 1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게 한 일등 공신이다. 베트남 역사에서는 첫 금메달이어서 당시 영웅으로도 불릴 정도로 메달 획득은 의미가 컸다.

박충건 베트남 국가대표 사격팀 감독

“인천, 도쿄올림픽 전 좋은 기회 누릴 것”

박 감독은 당시 금메달리스트인 호앙 쑤안 빈 선수와 탄 적 끄엉 선수를 이끌고 인천을 찾았다. 두 선수 모두 세계적인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한국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있었다.

“우선 인천을 찾은 이유는 3월 예정인 인도월드컵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여름에 있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수순에 있다. 인천은 자주 오는 편인데, 무엇보다 인천은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위한 훈련지로 최적이다”

박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치른 인천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나는 만 5년 동안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한국과 사격 교류는 평소에도 자주 이어왔고,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기 때문에 베트남 대표팀이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한국 선수들과 훈련을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점이 있어서 이 곳을 찾는다.”

인천 체육시설은 공항에서도 30분 이내에 올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특히 시차 적응을 해야 하는 유럽 선수들은 일본을 가기 전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 전지훈련지를 물색 중이다.

“전세계에도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시설이 있고 공항이 인접한 곳은 드물다. 유럽선수단은 기후와 시차 면에서 유리한 한국에 많이 올 것이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호앙 쑤안 빈(왼쪽) 선수와 탄 적 끄엉 선수가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인천에 클레이 사격장 없어 아쉬워”

박 감독은 인터뷰 중에 아쉬운 점도 내비쳤다. 인천에 클레이 사격장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클레이 사격장이 없다는 것이다. 클레이 종목을 소화할 수 있으면 인천은 그야말로 국내외적으로 호기를 맞을 것이다.”

클레이 사격장은 그동안 시체육회에서도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서구에 좋은 부지가 있었으나 무산됐고, 현재까지도 사격장을 짓기 위해 부지를 물색 중이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영종도 쪽에 좋은 위치의 부지가 있는데, 잘만 되면 금새라도 클레이 사격장을 마련할 수 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클레이 사격장이 있으면 국내외 대회를 유치해 개최할 수 있고, 무엇보다 평소에도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는 등 여러모로 좋다. 특히, 클레이 사격은 수익사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필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충건 감독은 인천이 선수단 교류, 지역경제, 관광, 스포츠외교 등 측면에서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베트남 사격팀, 도쿄올림픽 2연패 목표

세계적인 사격 선수 호앙 쑤안 빈 선수는 리우올림픽에서 국내 대표팀 진종오 선수를 꺾고 공기 권총 1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0m 권총에서는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고 호앙 선수가 은메달을 가져갔다.

“사실 사격 종목에서 2연패를 하는 경우는 역사상 없었다.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차이가 없고 경쟁이 치열하다. 호앙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올림픽 역사에도 남고, 베트남으로서도 굉장히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박 감독은 올림픽 2연패를 목표로 삼았다. 지도자로서 선수들 기량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앙 선수는 지금 나이가 마흔 중반을 넘었다. 메달을 획득한 것도 마흔이 넘었을 때다. 나이에 비해 기량이며 체력 등 뒤떨어지지 않는다. 천부적 재능을 지닌 선수여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전지훈련지로 인천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야”

박 감독은 인천에서 지원을 잘 해주고 있다고 했다. 교통과 숙소, 훈련시설 등 불편함이 없다고 하면서, 감사함을 전했다.

“사실 체육시설 지어놓고 활용에 대한 논란이 간간히 벌어지는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인천도 그런 면에서 눈을 뜨고 체육시설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방안을 강구하거나, 대회를 유치해 경제적 기대효과도 얻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도쿄올림픽뿐 아니라 평소에도 대회 등을 유치해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장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체육외교는 물론이고 경기장 활용도 하고 지역 홍보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관광과 지역경제에도 잠재적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대회를 치른다고 했을 때에도 대규모의 선수단이 그 지역을 찾는다는 것은 관계자뿐만 아니라 친인척들이 그 지역에 온다는 말이고 먹고 자고 하는 등 지역경제에도 영향이 크다.”

“국제 대회 측면에서 보면, 최고 기량을 갖춘 대표선수들이 인천을 찾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지도자로 성장했을 경우 훈련지로 선수들을 다시 데리고 오지 않겠나. 체육외교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작은 지원을 통해서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박 감독은 24일 베트남으로 다시 간다. 3월에 있을 인도월드컵을 잘 마무리하고 도쿄올림픽 전에 다시 인천을 찾을 예정이다.

현재 인천을 전지훈련지로 삼은 곳은 10개국 2종목 200여 명 선수단이다. 시와 시체육회, 인천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경인지사가 인천을 전지훈련지로 홍보를 하는 가운데, 올림픽이 임박했을 때에는 더욱 많은 선수단이 인천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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