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위해 송현동 토지ㆍ왕산마리나 매각 결정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대한항공이 6일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왕산마리나 등 유휴자산 매각과 거버넌스위원회 신규 설치 등을 결정했다. 3월 주총을 앞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그룹차원에서 매각계획을 발표한 송현동 토지와 더불어 인천 중구 영종도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의 지분을 연내 매각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또 지난해 11월 이사회 투명성 강화 조치에 이은 후속 작업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신규로 설치할 거버넌스위원회(=협치위원회)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우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인 송현동 토지와 비주력사업인 왕산마리나 지분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송현동 부동산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소재한 대한항공 소유 토지(3만6642㎡)와 건물(605㎡)이고, 왕산마리나 지분 매각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해 2월 안정성과 수익성 향상을 달성하기 위한 ‘비전2023’ 계획 발표 때 송현동 토지 매각을 약속한 바 있다.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2016년 대한항공이 준공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의 운영사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왕산레저개발이 1333억원을 투자해 마리나를 조성하고, 아시안게임 때 요트경기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왕산마리나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공교로운 것은 왕산레저개발을 조현아 전 부사장이 추진했던 사업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사건으로 뭇매를 맞은 뒤,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뒤 2018년 4월 왕산레저개발(주)에 등기 이사로 등재하면서 경영에 복귀하려고 했으나, 조현민 전 진에어 전무의 ‘언니를 옹호하는 물벼락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여론이 악화됐다.

서울 강서구 소재 대한항공 본사 전경

한편, 대한항공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구체적인 조치로 사내이사인 우기홍 사장이 위원직을 사임하고, 사외이사인 김동재 이사를 신규 위원으로 선임 의결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설치를 권고한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도 의결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가치와 주주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 검토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같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김동재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이사회 때 지배구조헌장 제정,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에 사외이사 선임, 보상위원회 설치 등 지배구조투명성 강화와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한 조치들을 시행한 바 있는데, 이번 조치는 그 연장선에 있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결정은 재무구조 개선과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회사의 굳은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개선, 사업구조 선진화 등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시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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