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개도로 개통ㆍ토양오염 정화ㆍ시민개방ㆍ역사기록 등 계획
시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 그린다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인천시가 지난해 반환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올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군부대 재배치와 캠프마켓 반환을 단계별로 추진하고 여의도 절반 면적에 달하는 유휴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캠프마켓 즉시 반환 발표 직후 시는 캠프마켓 미래전략으로 ▲캠프마켓 안전문제를 정리 후 우선 개방해 주민참여 공간 조성 ▲활용안 마련을 위한 시민공론화 ▲역사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캠프마켓 아카이브 진행 등을 시민에게 약속했다.

시는 캠프마켓 반환은 신속하게 진행하되, 활용방안 마련은 시민과 함께 신중히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 세대와 함께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사업도 병행한다.

여의도 절반 면적 시민 품으로

2019년 1월 31일 인천시는 ▲군부대 통합·재배치 ▲캠프마켓 조기반환과 토양정화 활동 신속 진행 ▲장고개길 조기 개통 ▲군용철도 폐선 등을 약속하는 국방부와의 협약을 끌어냈다.

이 협약을 시작으로 시는 군부대와 미군기지에 막혀 그동안 단절됐던 공간을 연결하고, 시민에게 돌리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속도를 냈다.

같은해 2월 ‘군부대 이전적지 활용방안 태스크포스(TF)팀’를 구성하고 미추홀·부평·서구의 군부대 부지 활용 방안 수립을 위해 구·도시공사 등과 머리를 맞댔다.

부평 캠프마켓 2단계 구역-올 7월까지 운영 예정인 제빵공장 인근. (사진제공 인천시)

부대 재배치로 여의도 절반 면적에 달하는 약 36만 평(1.2㎢)의 유휴부지가 생기는 만큼, 각 구는 공원·문화공간 등, 활용방안에 대해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해 4월 ‘3보급단 재배치를 통한 원도심 활성화 기본구상 용역’을 시행해 부지 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3보급단이 이전되면 가장 큰 유휴부지(89만㎡)가 된다. 국방부의 ‘인천지역 도심 친화적 통합재배치 연구 용역‘을 토대로 진행한다.

시는 2019년 7월 구성한 시민참여협의회와 10월 구성한 지역별 분과협의회에서 지속적인 소통으로 주민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시는 산곡동 이전 적지에는 한남정맥 핵심구역을 원형 보전·복원하고, 부평공원~캠프마켓~3보급단 부지를 녹지축으로 연결할 수 있게 녹지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부개·일신동 이전지에는 주민요구 사항을 반영해 주민공동 활용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국방부와 실무협의를 추진 중이다.

군부대 막혔던 장고개도로 22년 만에 개통

시는 군부대에 막혀 1998년 1차 구간 개통 후 22년 간 한 발짝도 떼지 못한 부평동~장고개 간 도로 공사(3-1공구) 공사를 지난해 5월 재개했고, 올해 1월 21일 개통했다. 3-2공구는 캠프마켓 오염정화와 동시에 시행한다. 개통은 2022년으로 앞당길 예정이다.

3보급단 등이 이전하면 마지막 남은 장고개도로 2차 구간 1380m 구간도 조속히 개통한다. 산곡동~부평역~일신동을 잇는 4806m 길이의 군용철도를 트램으로 활용하면 산곡동 지역의 상습적인 차량정체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1일. 부평구 산곡동에서 열린 부평~장고개간 도로개설공사(3-1공구) 개통식.(사진제공 인천시)

장고개 도로는 서구 가좌동~부평구 산곡동을 잇는 전체 길이 3200m로 계획했다. 이중 장고개 삼거리에서 부평시장역을 잇는 1차 구간(540m)과 최근 개통한 3-1공구까지 합쳐 현재까지 1160m(36.25%)가 연결됐고, 나머지 3-2공구(660m)는 캠프마켓 오염정화가 완료되면 추진한다. 2차 구간(1380m)은 제3보급단 이전과 캠프마켓 반환 이후 추진된다.

80년 만에 이뤄진 캠프마켓 반환

지난해 12월 정부는 캠프마켓 즉시 반환 합의 당시 한미 양측이 오염정화 등에 대한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는 지난 2012년부터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를 50회 넘게 개최하고, 시민참여 콘퍼런스 개최 등을 진행하며 오랜 시간 시민들과 함께 이뤄낸 노력의 결과다.

반환은 1단계(A·B·C구역)와 2단계로 나뉜다.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는 야구장이 있는 남측부지 1단계 B구역(11만3056㎡)이다. 1단계 A구역은 현재 복합오염 토양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북측의 ‘캠프마켓 군수품 재활용센터(10만9961㎡)’ 부지이다. 2022년 9월까지 작업을 마무리한 뒤 개방할 예정이다. 1단계 C구역은 오수정화조 부지로 지난 8월 반환을 합의한 상태이다.

2단계 구역은 현재 제빵공장이 가동을 만료하는 2020년 8월 이후 반환될 예정으로, 그 전에 환경오염 조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이어 지난 1월 17일, 캠프마켓 즉시 반환 결정 후 첫 단계로 캠프마켓의 역사가 담긴 건축물 도서와 관리카드를 국방부로부터 인수했다.

인수한 건축도서는 우선 반환된 1단계 구역 전체 약 22만3017㎡ 내 건축물 43동에 대한 것이다. 건축물 설계도면 26롤, 이력카드 74부, 열쇠함 3개이며, 2단계(21만6983㎡) 구역 내 건축물 93동에 대해서도 반환 절차이행 완료 후 국방부로부터 인수 받을 예정이다.

토양오염 정화와 시민 개방

인천시와 시민참여위원회는 캠프마켓 부지 오염정화가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추진되도록 정화계획부터 정화과정, 파일럿테스트, 검증단계까지 전 과정을 함께 했다.

2017년 10월 한미행정협정(SOFA) 합동위원회는 DRMO 지역의 다이옥신 오염정보를 공개했다. 이후 시는 시민참여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해 정부와 정화방법과 기준 등을 논의했고, 민관협의회 구성·정화용역 착공 등의 성과를 이뤘다. 현재도 국방부와 한국환경공단 등과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6월 착수한 DRMO 부지 정화작업은 2022년 9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남측 야구장 부지 정화작업은 올해 9월 착수해 2022년 7월 완료 예정이다. 2단계 구역 신속한 반환·활용을 위해 토양오염조사가 조속히 착수되도록 국방부와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

시는 토양오염정화에 지장이 없는 기간 동안 야구장 부지를 시민에게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3월 중 제빵공장과의 경계를 구분하는 펜스를 설치하고 나면 4월부터 9월까지는 시민들에게 부분 개방할 계획이다.

시민과 함께, 눈높이에 맞는 활용계획 수립

인천시는 캠프마켓 부지 활용 계획 수립을 서두르지 않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활용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군사시설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부평구 군부대 주변지역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구상 용역’을 2021년 12월까지 추진한다. 시는 이번 용역에서 군부대 주변 낙후된 정주환경을 정비·개선하고, 주민들의 요구사항과 관련된 계획 등을 종합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

부평 군부대의 군용철도를 철거하지 않고 트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한 재배치 계획에 따라 군부대가 들어오는 부평구 산곡·부개·일신동 인근 주민을 위한 대책도 담는다.

지난해 11월 1일 제2회 부평 캠프마켓 시민생각 찾기 행사, 부평 캠프마켓.(사진제공 인천시)

이와 함께 올해는 그동안 추진해 온 시민참여위원회를 지속해서 운영하고 시민생각 찾기 행사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시민참여와 의견 수렴을 강화하기 위해 ‘인포센터’를 마련하고, ‘라운드 테이블(시민투어, 토론회)’을 운영한다.

인포센터는 캠프마켓의 역사와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려주고,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시민참여공간으로 반환이 완료된 1단계 남측에 마련을 검토 중이다. 시민 초청 라운드 테이블 1.0은 투어 프로그램과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캠프마켓의 미래를 그려보는 프로그램으로 하반기께 운영할 계획이다.

류윤기 시 부대이전개발과장은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이 무엇인지 의견을 모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군부대 통합 지역도 정주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로개설 복합 커뮤니티센터 등,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검토해 원도심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캠프마켓 역사 기록·보존 추진

시는 일제 조병창 이후 80년 동안 흩어진 역사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역사 기록·보존 사업 ‘캠프마켓 아카이브’도 추진한다.

그 일환으로 토양오염정화를 위해 일부 철거되는 건축물을 영상자료 등으로 기록 보존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한다. 또 일제 조병창 시절 사진·영상 등을 수집해 이야기를 엮어내는 자료를 발간한다.

또한, 올해 정부가 국내 미군기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미군기지 내 문헌조사사업’에 대해서도 문화재청과의 적극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한다.

문화재청에서는 2011년 캠프마켓에 대한 문화재 지표조사를 했으나 특별한 문화재는 발견되지 않았다. 2018년에 실시한 근대문화재 조사에서는 조병창 건물 등에 대한 역사 문화적 가치를 가진 건축물의 보존을 권고했다. 이에 국방부와 시는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권고한 건축물을 최대한 보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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