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1만5000가구 입주 예정인데 이전 웬 말”
송도ㆍ청라 “일단 환영”…이전 부지 점찍기도
시교육청 “이전 희망 수준, 구체적 계획 없어”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있는 명신여자고등학교와 인천외국어고등학교가 각각 신도시 이전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송도ㆍ청라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부평 주민들은 도심 공동화 현상을 걱정하며 반대에 나설 조짐이다.

명신여고와 인천외고 학교법인 신성학원은 학교 이전을 희망하는 공문을 지난 3일 인천시교육청에 보냈다. 신성학원은 명신여고는 송도국제도시, 인천외고는 청라국제도시로 각각 이전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명신외고, 인천외고 상징.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반응은 갈렸다. 부평 주민들은 학교 이전을 반대하기 위한 활동을 벌여야한다고 나서는 반면, 송도ㆍ청라 주민들은 학교 이전을 적극 반겼다.

부평 주민들은 학교 이전에 매우 부정적이다. 부평의 맘카페와 주민연합 커뮤니티에서는 “학교 이전을 결사반대한다” “학교 이전을 막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내년부터 미니 신도시급으로 아파트 1만5000세대가 재개발돼 입주할 예정이다. 학교가 이전한다면 교육시설 부족은 불 보듯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지역 정치인과 관련 공무원에게 민원을 넣으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민원이 빗발치자 시교육청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인천외고ㆍ명신여고 이전 추진은 사학재단이 이전 희망 부지만 밝힌 상태다. 이전 추진 계획서는 제출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이전은 현 학교부지 처리와 이전부지 확보, 건축비 등이 포함된 재정계획과 학교 구성원 의견 등을 수렴해 종합적인 학교 위치 변경 계획을 제출해야한다. 이전을 위해 풀어야 할 난제가 많아 현재로서는 이전 가능성을 짐작하기 어렵다”고 했다.

동구에 있던 박문여중ㆍ고교가 2012년에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할 때 주민들이 인구 유출과 지역경제 위축 등을 걱정하며 반발한 사례가 있어,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부평구도 난처해하고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부평구도 기사로 학교 이전 소식을 접했다. 빠른 시일 안에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정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청라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누리꾼들이 “인천외고가 청라로 이전한다면 자율형사립고교 유치 이상의 호재다” “과밀학급 문제가 해결될 기회다. 잘 추진되길 바란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한 누리꾼은 “인천외고가 청라로 온다면 5단지 외국인학교 근처 부지로 오거나 도담초교 옆 고교부지로 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이에 일각에선 “너무 일찍 기사가 나왔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송도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명신여고 이전을 환영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누리꾼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이 쉽지 않은데 사립학교가 옮겨오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좋은 소식이지만 송도에 여고가 많으니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들어와야 한다” “별도로 5공구에 남고를 신설해야한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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