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이명희ㆍ조현민 “조원태 지지” 선언
한진 ‘남매의 난’... 이명희ㆍ조현민 “조원태 지지” 선언
  • 김갑봉 기자
  • 승인 2020.02.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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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부사장 반대세력 결집에 ‘가족 내분 봉합’ 나서
조원태 6.52%, 조현아 6.49%, 조현민 6.47%, 이명희 5.31%.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대한항공 조원태ㆍ조현아 ‘남매의 난’이 본격화 된 가운데, 어머니 이명희 여사와 여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조 회장을 지지한다고 3월 주총을 앞두고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서울 강서구 소재 대한항공 본사 전경
서울 강서구 소재 대한항공 본사 전경

한진가 ‘남매의 난’은 고 조양호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선대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며 반기를 들면서 시작됐고, 조 전 부사장은 1월에 ‘반 조원태 연대’ 세력 구축을 구체화 했다.

이런 가운데 어머니와 여동생이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체제를 지지하고,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오너 일가가 모일 것을 당부해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명희 여사와 조현민 전 전무이사는 “저희는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합니다”라며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연했다.

그런 뒤 조현아 부사장에 대해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합니다”고 당부했다.

한진가 조원태ㆍ조현아 ‘남매의 난’은 앞서 얘기한 대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회장이 선대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며 반기를 든 데서 비롯했다.

업계에선 조 전 부사장이 공식적으로 조원태 회장 체제를 비토한 게, 자신의 경영 복귀에 반대 한데 대한 대응으로 보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뭇매를 맞은 뒤,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2018년 4월 왕산레저개발(주)에 등기 이사로 등재하면서 경영에 복귀하려고 했으나, 조현민 전 진에어 전무의 ‘언니를 옹호하는 물벼락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여론이 악화됐다.

여기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의 ‘갑질’과 모녀들의 관세법 위반 밀수입 사건이 잇따라 터진 후, 올해 4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룹 승계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조현아, 지난달 조원태 반대세력 결집 구체화

그러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반기를 들면서 내재됐던 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조 전 부사장의 반격은 사실상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조원태 회장을 압박하는 것이었는데, 조 전 부사장의 반격은 입장 표명에 그치지 않고 반대 세력 결집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31일 사모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 계열사들과 의결권 공동 행사를 위한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

아들은 ‘심각한 위기를 맞은 한진그룹의 경영 상황은 현재 경영진(=조원회 회장)에 의해 개선될 수 없으며, 전문경영인제도 도입 등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며, 3월 주총 때 조원태 연임을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처럼 그룹이 내분으로 치닫자 이명희 여사와 조현민 전 전무이사가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구조 엇 비슷... 봉합될까 주목

한진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한진칼을 지배해야 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최대 주주로 29.96%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우호 지분은 정석인하학원 2.73%, 정석물류학술재단 0.42%이다. 정석인하학원 등은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이라 오너 일가의 지분이 중요했다.

한진칼 지분구조는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전 조 회장 17.8%, 이명희 여사와 3남매 7.71%, 정석인하학원 2.14%, 정석물류학술재단 1.08% 등이었고, 별세 후 이명희 여사와 3남매가 법정 상속 비율대로 1.5대 1대 1의 비율로 상속했다.

이에 따라 조원태 회장의 지분은 2.32%에서 6.46%로, 조현아 전 부사장은 2.29%에서 6.43%로,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2.27%에서 6.42%로, 이명희 여사는 0%에서 5.27%로 각각 늘었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식 지분만 따지면 조원태 6.52%, 조현아 6.49%, 조현민 6.47%, 이명희 5.31%다.

즉, 고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한진칼의 지분을 이명희 여사와 3남매가 엇비슷하게 나눠 가진 상태에서, 이명희 여사와 조현민 전 전무이사가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어머지와 여동생의 지원이 ‘남매의 난’ 봉합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