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 자발적인 탑승에 조 회장도 같이 책임지려 탑승”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이 중국 우한 교민 국내 후송을 위한 정부 특별 전세기에 대한항공노조와 나란히 탑승키로 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의 한국 교민을 후송하기 위해 30일 밤 전세기를 보내기로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 회장

조원태 회장은 전세기에 동승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한 끝에 탑승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정부가 전세기 파견을 결정하자 대한항공노동조합은 노조 간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베테랑 직원’으로 승무원을 꾸린 상태다.

대한항공 노조 간부 3명과 대의원 10명을 포함한 지원자 30여명으로 우한 전세기에 탑승할 인원을 구성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승무원 본인의 건강 위협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데 대해 본인도 회사 책임자로서 직접 동승해 이들을 격려하고 같이 책임지기 위해 탑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전세기는 점보기인 보잉 747-8I 비행기로 30일 밤 9시를 전후해 인천공항에서 우한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30일 밤 첫 번째 전세기에 탑승할 교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자' 350∼360명으로, 귀국 희망자 700여 명 중 절반가량 될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4편을 보내려고 했으나, 중국 정부가 우선 1대만 승인해 1대만 보내기로 했다. 정부는 전세기 추가 투입을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계 안팎에서는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조 회장의 전세기 탑승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서 발생한 ‘남매의 난’과 ‘모자의 난’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요식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전에 대통령 전세기에 대한항공 회장이 사무장 자격으로 동승한 선례가 있기 하지만, 그 경우는 사절단에 해당하는 경우이고, 이번 경우는 감염병 사태에 따른 전세기 파견인데다 전세기 내에서 조 회장의 역할이 특별히 없는데도 굳이 탑승한 것은 오히려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이 솔선수범해서 우한으로 가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조 회장도 같이 책임지기 위해 탑승키로 했다. 다른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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