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신고로 고충처리위도 열려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지하주차장과 해부실습실로 사용됐던 공간을 탈의실로 사용하고 비위생적인 샤워실 문제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이번엔 일부 관리자의 막말·갑질 주장이 나왔다. 관리자의 갑질 중 일부는 직장내 괴롭힘 신고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는 30일 소식지를 내고 “관리자 A씨가 만취 상태로 근무 중인 부서원들에게 전화해 ‘야이 씨××들아, 개××들아’라는 등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했고, 많게는 일주일에 3~4번이나 이런 행위를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A씨는 당직 근무자에게 전화해 응급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숫자를 층별로 세서 보고하게 하거나, 회식 장소였던 노래방에서 직원이 모니터를 가렸다는 이유로 폭행, 부서 회식 중이던 라이브술집에서 직원들에게 단체로 춤을 추라고 강요한 후 마이크로 욕설을 퍼부어 술집에서 쫓겨나는 등 수차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길병원지부가 설립된 후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거나, 파업 참가 여부를 묻고 참가하면 부서로 복귀할 수 없다고 협박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도 했다”고 덧붙였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정년이 끝난 뒤 공로상을 받았고, 촉탁직으로 위촉돼 같은 직책을 계속 맡고 있다.

노조는 “단체협약 사항에 ‘병원에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은 해당 업무가 계속 수행되는 경우 정규직 업무로 전환해 공개채용을 통해 채용한다’는 조항이 있음에도, 병원측은 비정규직 계약 종료 시 다양한 핑계를 대며 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심지어 정규직 퇴사 자리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부서원들에게 수시로 폭언을 일삼고 인격 모독을 자행한 직원은 공로상까지 주고 관리자로 계약을 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공식적인 공휴일인 1월 1일에 연차휴가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40여 분 간 면담하는 등 관리자의 직장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민원이 병원 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됐다.

노조는 “1월 1일은 전 국민이 쉬는 공휴일인데, 해당 관리자는 ‘1월 1일은 위험하고 중요한 날이라 절대 휴가를 줄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며 “이렇게 중요한 날이라면서 쉬는 직원들은 무엇인지, 본인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40여 분을 면담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신고건으로 30일 고충처리위원회가 열렸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수진 길병원지부장은 “탈의실과 샤워실이 문제가 되자 병원은 이를 없애버리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기존 문제가 됐던 탈의실은 다른 공간으로 분산 배치를 했는데 환경이 더 열악해졌다. 병원은 이런 문제가 언론에 알려지자, 노조 탓을 하고 관리자들의 노조 탈퇴 종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길병원 관계자는 “샤워실은 해당 직원들이 직접 설치한 시설이라 폐쇄를 한 것”이라며 “노조가 제기한 관리자의 막말과 갑질 문제는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적법하게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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