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사 임명한다던 감사실장, 정치권 인사 임명
정책ㆍ경영 모두 한 사람에게, 내부공모제 ‘말로만’

[인천투데이 이보렴 기자] 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 조직개편이 엉망진창이다. 이에 따른 후속 인사발령도 문화예술인들이 기대했던 혁신이나 참신성은커녕 오히려 뒤로 한참 후퇴했다는 여론이다.

재단은 혁신안을 이행하기 위해 22일 인사발령을 했다. 조직의 핵심인 두 실장 자리를 과거 정치권을 통해 임명된 인사들로 채웠고, 내부공모제는 대표이사 평가비율이 사실상 50%여서 권한을 대표이사가 좌지우지했다. 또, 재단 산하 시설장 임명도 논란이다.

최근 개편된 인천문화재단 조직도.(자료제공ㆍ인천문화재단)

2실장 정치권 인사 임명, 경영본부장도 겸임
3부장 대표이사 평가비율 50%, 무늬만 내부공모

재단은 혁신안 이행을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혁신감사실과 정책협력실을 설치했다. 이 자리들에는 박선홍ㆍ손동혁 씨가 각각 임명됐다. 이들은 과거 정치권을 통해 재단에 들어왔다. 손동혁 정책협력실장은 조직의 핵심인 경영본부장도 겸임한다.

재단 혁신감사실장 자리는 외부인사를 임명하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유정복 전 인천시장 시절 재단에 입사해 지난해까지 재단 사무처장을 지낸 박선홍 씨를 임명했다. 재단은 공모를 거쳐 임명했다고 하지만, 재단 2인자 자리에 있던 사람이어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졌겠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혁신안에는 외부인사로 나와 있지만 지난 번 혁신안 의결 당시 외부 개방직으로 공모해 임명된 것이다”라고 전했다.

손동혁 정책협력실장도 더불어민주당 쪽 인사로 재단에 입사했다. 손 실장은 이번에 신설된 경영본부ㆍ창작지원부ㆍ시민문화부 중 경영본부장도 겸임한다. 경영본부 밑에 전략기획팀과 경영지원팀을 뒀다. 재단 정책과 경영을 지휘하는 자리가 한 사람에게 돌아간 셈이다.

혁신안에 따르면, 경영본부ㆍ창작지원부ㆍ시민문화부의 장은 내부공모제로 뽑는다. 이번 내부공모 기간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였으며, 각 부의 장 공모에 한 명씩 지원했다. 지원한 사람들, 즉 손동혁 경영본부장, 박소현 창작지원부장, 태지윤 시민문화부장이 그대로 지난 16일 임명됐다.

내부공모 인사 평가비율을 보면, 대표이사 40%, 내부 임ㆍ직원 30%, 외부 심의위원 20%, 3년 치 인사 평가점수 10%다. 외부 심의위원 2명 중 한 명은 대표이사가 추천한 사람으로, 대표이사 평가비율이 50%인 셈이다.

재단 산하 시설장 임명도 석연치 않다. 인천아트플랫폼 관장에 임명된 이현식 씨는 한국근대문학관장도 겸임한다.

재단 측은 “인천아트플랫폼 중장기발전방안 연구용역이 완료될 때까지는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채용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내부에서 겸임 발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겸임에 대해서는 “재단 인사규정 15조를 보면 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겸임시킬 수 있다고 나온다”라며 “겸임 제한 규정은 없다”고 했다.

이밖에 변순영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우상훈 트라이보울 팀장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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