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막기위해 일부 병동 폐쇄” ... “감염걱정 無”
인천의료원 음압병동 활용위해 제2인천의료원 필요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에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을 받음에 따라 인천의료원이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음압 병동을 갖춘 인천의료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제2인천의료원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일 질병관리본부와 인천시에 따르면 전날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 여성(35)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은 환자는 현재 국가 지정 음압치료병상으로 지정된 인천의료원에 격리 돼 있다. 환자는 의료원 6층에 마련된 음압병동에서 치료 중이며, 이 병동은 지난 메르스 사태 때 인천에서 가장 빠르게 선별진료실을 운영해 의심 환자를 빠르게 격리?치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천의료원은 확진 이후 6층에 입원했던 환자 일부를 전원 또는 퇴원 시키며 감염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6층 병동엔 환자를 포함해 의료진 2명 등 3명 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병원 내 감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음압병동은 기압차를 이용해 공기가 항상 병실 안쪽으로만 흘러들어오게 설계한 병동이다. 기업차로 병실 밖 공기는 병실 안으로 들어오지만 병실 안 공기는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병실의 공기는 바이러스도 통과하지 못하는 고성능 필터로 걸러낸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은 “6층 출입을 완전 차단했다. 음압 병동 운영으로 바이러스가 음압병동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며, 병원 내 감염 우려도 없는 상황"이라며 “인천의료원을 방문하는 외래환자들도 안심하고 방문해 치료받을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대응 사실상 공공의료가 도맡아 하고 있어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는 감염병 대응을 위해 공공의료기관 역할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일환으로 2018년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에 감염병, 공중보건위기 대응 등 안전체계 구축방안이 포함됐다.

감염병 대응을 위해 권역?지역?기초책임의료기관 간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또 중앙,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지정 등 전문 진료체계 마련 등 내용도 있다.

광역시?도 중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없는 곳은 인천?울산 뿐이다. 이렇다 보니 인천은 지역책임의료기관 지정이 더욱 절실하다. 인천의료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 지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천지역 감염병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의료원 6층에 마련된 병상은 음압 병상 7개를 포함해 약40개 이상이다. 감염병이 발생할 때 마다 병상 40개를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인천의료원 전체 병상은 295개로 결코 낮은 비율이 아니다.

공공의료를 수행하며 ‘만성적자’라는 꼬리표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의료원 처지에선 결코 달갑지 않다. 물론 이 같은 감염병이 발생으로 인천의료원이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한 데에 대한 손해를 국가 또는 인천시가 보존해 주지만, 이는 ‘언 발에 오줌누기’꼴이다.

인천의료원 국가지정음압치료 병상(사진제공 인천의료원)

“제2인천의료원 개설하면 기존 인천의료원 감염병 전문병원화 가능”

인천시는 지난 7일 ‘제2인천의료원 건립 타당성 연구조사’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용역 결과 정부의 공공의료발전 대책에 맞춰 미충족 필수진료과를 확충하고 효율적 공공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해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에 제2의료원이 건립이 필요하다고 나왔다.

용역결과 보고서에는 제2인천의료원에 감염병 전문 병상 설치 등 내용도 담겨있다. 해외여행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대규모?신종 감염병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2003년 사스(SARS)를 시작으로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까지 그 빈도수가 잦아지고 있다.

특히, 국제허브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 입장에선 감염병 관리는 타 시?도에 비해 더욱 더 중요한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현재 인천의료원이 보유한 음압병동 병상 7개로는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인천시의 이번 용역결과 중 현재 인천의료원 약점으로는 접근성이 꼽혔다. 인천 동구 송림동에 위치해 교통편이 불편하고 주변 지역 인구 감소로 의료 수요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접근성 편한 곳에 병상 500개 규모 의료원을 설립하면, 현재 인천의료원 기능 일부를 제2인천의료원으로 이전하고 현재 인천의료원 병상 일부를 감염병 전문 병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우리 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음압 병동은 국내 최고 수준 시설이다”라면서도 “감염병 전문 병동으로 증설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공하는 공공의료 수준을 유지하면서 현재 인천의료원에 감염병 전문 병동을 설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따른다”며 “이런 이유로 병상 500개 규모 제2인천의료원 설립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시의 용역결과에 따르면 건립 타당성은 병상 500개를 목표로 총 사업비 4131억 원을 투자하면 총 편익 대비 비용 분석(B/C)값이 1.02로 경제성 분석에서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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