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선거 하겠다고 회비 내라더니 돌연 취소...회장이 자신의 동생 버스업체 홍보 의혹도

지난해 출범식을 하면서 각 학교에 학교운영위원의 개인정보를 요청해 물의를 일으켰던 ‘(사)전국학교운영위원 인천광역시총연합회(이하 인천학운위연합회)’가 최근 또 물의를 일으켰다.

인천학운위연합회는 ‘5월 28일 오후 2시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인천학운위연합회 회장 선거가 실시되니 각급 학교장과 운영위원장, 운영위원은 모두 참석해달라’는 공문을 지난 5월 12일 인천시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에 보냈다. 이 공문에는 ‘선거권을 갖기 위해서는 월 회비 1만원을 선거 7일 전까지 완납한 회원에 한 한다’며 회비납부계좌번호도 적혀있다.

문제는 시교육청에서도 임의단체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는 단체가 모든 학교운영위원을 대상으로 회비를 내야 선거권이 주어진다며 회비를 낼 것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고, 시교육청은 이를 알면서도 공문발송을 수발했다는 데 있다.

▲ 인천광역시학운위총연합회가 지난 5월 12일 인천시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로 보낸 회장 선거 행사 관련 공문.
학교를 통해 공문을 받아본 부평의 한 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인 박아무개씨는 “인천학운위연합회에 가입한 적도 없는데 개인의사도 물어보지도 않고, 회비를 내라는 공문을 일방적으로 학교에서 아이를 통해 보내 기분이 나빴다”며 “법적인 단체도 아닌 것으로 아는 데 학교가 나서서 공문을 보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그럼 내가 산악회 같은 걸 만들고 그런 공문을 보내달라고 학교에 요청하면 학교가 보내 줄 것이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얼마 후 인천학운위연합회는 한 시교육위원이 이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회장 선거 행사를 돌연 취소했다. 이에 대해 이 단체 조아무개 회장은 보내지 말아야할 공문을 한 간부의 실수로 잘못 보냈고, 선거관리위원장의 부친상으로 행사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 회장은 학교운영위원과 운영위원장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오전 10시 전·현직 학교운영위원들의 핸드폰으로 이 단체 회장 조씨 명의로 “조○○입니다. 최신 관광버스 필요 시 연락주세요. 저렴한 비용에 최상의 써비스를 제공합니다”라는 관광버스업체 홍보 문자가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동생이 음식점을 동업하다 버스업체에 들어갔는데, 동생이 음식점에 찾아온 손님들의 명단을 보고 내 이름으로 홍보용 문자를 보낸 것뿐이다”며 “그 명단 중 일부 학교의 학부모들이 포함될 수는 있지만, 학교운영위원 명단을 통해 문자를 보낸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 인천학운위연합회 조아무개 회장 명의로 보내진 관광버스 업체 홍보 문자.
그러나 이 문자를 받은 부평지역 한 고교의 학교운영위원장이었던 최아무개씨는 “학교운영위원장을 할 때 내 연락처를 알아간 적은 있지만, 그 음식점에는 한 번도 간 적이 없다”며 “말도 안 되는 얘기다”고 조 회장의 해명을 부정했다.

시교육청은 인천학운위연합회가 시교육청에 등록한 사단법인이 아니고 사조직일 뿐이기에 관리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인숙 시교육청 학운의회담당사무관은 “회장 선거 관련 행사를 취소한 것은 단체 회원이 몇 명 안 되고 회비를 낼 사람도 없는 데다, 내분이 있어 취소한 것으로 안다. 문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일이고 잘 모른다”며 “사조직이고 관리대상이 아니기에 사안이 있으면 내부적으로 협의해서 단체에 관여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할 문제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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