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시티타워 사업 입찰서 홀대 우려
지역 건설업체 경험부족으로 자생력 상실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의 대규모 건설사업 현장 곳곳에 지역 건설업체들의 참여가 매우 저조하다.

인천시가 지역 건설업체 활성화를 위해 관련 조례를 만들었지만,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관계자들은 시행사, 시공사 등에 지역건설업체 하도급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건설업체는 타 시?도에 비해 인천시의 행정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건설업체들은 하도급 업체 선정 시 지역 업체에 가산점을 주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시는 대규모 건설 사업에 지역건설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조례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지난 2017년엔 민간이 개발하는 지역 대규모 건설 사업에 대해서도 지역건설업체 공동참여와 직접시공비율 확대를 권장하는 내용을 담아 한 차례 개정한 바 있다.

이 조례는 ‘인천시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및 하도급업체 보호에 관한 조례’로 제 8조에서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을 60%이상으로 권장하게 돼 있다.

그런데, 권장사항이다 보니 시행사 또는 시공사에서 지역 건설업체 하도급 비율을 높이지 않아도 행정적으로 강제할 권한이 없다. 사실상 조례 자체가 유명무실한 셈이다.

지역 건설업체가 지역의 대규모 건설사업에 참여해 경험을 쌓아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면서, 향후 대규모 건설사업에서도 타 지역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청라시티타워 조감도.(제공 인천경제청)

지난 해 11월 첫 삽을 뜬 청라시티타워 사업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음 주 하도급 업체 입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역 건설업체들은 타 지역 업체가 낙찰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사업은 청라국제도시 사업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컨소시엄인 청라시티타워 주식회사와 진행하는 사업으로, 사실상 관급공사다. 사업비 4158억 원을 들이며, 공사가 완료되면 세계에서 6번째 높은 타워다.

고층 빌딩 사업 자체가 희귀해 지역건설업체가 참여해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에서 건설업체를 운영 중인 A 대표는 “청라시티타워 사업은 다음 주 하도급 업체 입찰을 앞두고 있다. 대형 건설사 2개가 추천한 8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이 중 3개가 지역 업체다”라며 “1개 업체를 선정하게 되는데 인천 업체가 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타 시?도는 지역 업체 가산점 제도 등 운영으로 지역 건설업체가 입찰과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한 뒤 “인천시도 보여주기 행정이 아닌 지역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행정을 펼쳐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지역의 많은 대규모 건설사업에 지역 건설업체가 배제됐다. 향후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선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역 건설업체 하도급 비율을 늘리기 위해 시행?시공사에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노력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체를 알릴 수 있는 세일즈 미팅도 주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역 건설업체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하도급 비율을 올려야 한다는 지적에 깊이 공감하다”면서도 “조례가 권장으로 돼 있어 강제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관급공사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에서도 지역 건설업체 참여를 위한 협조공문을 뒤늦게 보내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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