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종합병원 전에 중급 종합병원이라도 있어야”
1000명당 병상 수 국내 평균 13.5 ··· 송도 1.04개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저녁시간 냉동실에 보관된 삼겹살을 분리하다 가위에 손을 찔려 꿰매야하는 상황에서, 주위에 응급실이 없어 택시타고 연수동 나사렛병원까지 간 기억이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밤늦은 시각에 아이들이 열이 올라서, 아이들이 체해서, 급히 병원을 이용하려할 때 저희는 다리를 건너 구도심으로 가야합니다.”

송도국제도시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올댓송도’ 게시판에 올라온 한 주민의 하소연이다.

'올댓송도' 게시판 갈무리.

이처럼 송도국제도시에 종합병원이 들어서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15만8353명이다. 하지만 송도에 갖춰져 있는 병상 수는 총 164개뿐이다. 이는 인구 1000명당 병상 수 1.04개로, 2017년 기준 국내 평균 13.5개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이에 송도 주민들은 “송도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라며 종합병원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병원은 큰 틀에서 의원ㆍ(전문)병원ㆍ종합병원으로 분류된다. 역할에 따라서는 1ㆍ2ㆍ3차 진료기관으로 나뉜다. 현재 송도에는 ‘의원’으로 분류되는 의료기관 148개와 병상 30개 이상을 갖춘 ‘병원’이 3개 있으나, 응급실을 갖추고 있는 ‘종합병원’은 한 개도 없다. 종합병원은 의사와 치과의사가 있고 병상 100개 이상을 갖춰야한다.

송도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은 5km가량 떨어진 연수동 나사렛병원이다. 송도 주민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인하대병원이나 가천대길병원까지 가야한다.

송도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2030년까지 계획한 송도 인구가 26만 명인데, 2020년에 응급실 달린 종합병원이 하나도 없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밤에 아이가 아플 때마다 동인천으로, 남동구로 뛰어다니고 있다. 송도에는 무엇보다도 응급실을 갖춘 병원이 빨리 들어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인천경제청이 송도 7공구에 1차 진료기관으로 분류되는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확정하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2차 진료기관 유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500병상 이상 대학부속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1ㆍ2차 진료기관 의견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연수구 보건소 관계자는 “송도에 종합병원을 세우면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라며 “1차 진료기관에서 진료의견서를 받을 수 있지만, 2차 진료기관이 있어야 더 좋은 장비로 세밀한 진단을 받는 등 효율적 진료가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