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인천시체육회 초대 민간 회장으로 강인덕 후보가 당선됐다. 인천 체육계 안팎에서 의외의 결과라는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린다. 심지어 박남춘 시장의 정치적 입지가 체육계에서 약화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이야기는 두 후보의 이력 중 박남춘 시장과 정치적 관계를 근거로 한다. 이규생 후보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 때 시체육회 사무처장으로서 평가가 괜찮았고 박남춘 시장과 정치적 입장이 같다고 인식됐다. 이에 반해 강인덕 후보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 때 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서 서로 신뢰가 깊었다고 인식됐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강인덕 회장체제 시체육회와 시(시장)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이번 선거 결과가 4월 총선 체육계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 한다.

시체육회와 시(시장)의 관계에 관심을 두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체육회 운영이 거의 전적으로 시의 예산 지원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가 집계한 2017년도 지자체 체육회 예산은 1조 원에 달했다. 지자체 체육회가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실업팀은 787개로 국내 전체 실업팀의 80%에 달했다. 한국 엘리트 체육의 근간을 유지하는 재정을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선출된 민간 회장과 예산을 쥐고 있는 단체장의 갈등으로 예산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엘리트 체육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민간 회장체제 체육회가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가는 당연한 질문이다.

이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 조항을 신설할 때부터 예견됐다. 그럼에도 이 조항을 신설한 이유가 있다. 정치와 체육의 분리,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을 위해서다. 그동안 당연직으로 회장을 맡은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체육회의 실질적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사무처장이나 상임부회장을 정치적 안배에 따라 내정함으로써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휘둘린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체육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립하기 위한 전제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재정적 안정이다. 이에 지자체 체육회에선 지난해부터 안정적 예산 지원이 의무화될 수 있게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자체가 출자ㆍ출연한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 검토도 요구해왔다. 정부와 국회의 몫이다. 이번 시체육회장 선거에 앞서 박남춘 시장은 선거에서 중립과 안정적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시체육회가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이라는 취지를 잘 살려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게 앞으로도 개입이 아닌 지원이 요구된다.

강인덕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2위와 6표 차로 당선됐다. 그만큼 체육계 소통과 통합은 당면과제다. 강 회장이 당선 인터뷰에서 밝힌 ‘체육을 민간차원에서 개혁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실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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