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체육회 관계 설정, 총선 미칠 영향 등에 관심 집중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시체육회 첫 민선 선거 결과를 두고 체육계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시에서도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강인덕 신임회장은 8일 저녁 7시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았다.

지난 8일 투표에서 인천 종목단체와 시·군·구체육회 대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표심은 강인덕 후보를 선택했다. 강인덕 후보가 이규생 후보를 6표 차로 따돌리는 박빙의 승부였다.

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체육계 주변에서는 이규생 후보가 당선되리라는 기대가 컸다. 이규생 후보가 박남춘 시장과 정치적 입장이 같고, 송영길 전 인천시장 때 사무처장을 했을 때에도 평가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비체육인’이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일부 체육인들에게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총선에 미칠 영향도 관심거리다. 강인덕 신임회장은 유정복 전 인천시장 때 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역임했고, 정치적인 파트너로서 신뢰가 깊었다.

유 전 시장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다. 체육계의 당혹감은 이러한 정치적인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체육계 내 민심이 총선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시 관계자 A씨는 “시 내부 분위기가 술렁인 것은 사실이다. 의외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박 시장의 입지를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 B씨는 “딱히 드릴 말씀은 없다. 선출직이다보니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흐르겠지만, 앞으로 소통과 협력으로 시 체육정책을 함께 잘 이끌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생활체육 저변 확대에서는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천시 내부 관계자들은 말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대체로 말을 아꼈다. 그러나 외부 체육 관계자는 정치적 분리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체육계와 관계자들을 통합해야 할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인천 체육 관계자 C씨는 “정치와 체육이 분리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총선이 코앞에 다가 왔는데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박 시장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강 회장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건이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체육회 사무처가 될 전망이다. 현장 체육 지도자 D씨는 “예상 못한 결과다. 우선 사무처 조직에 이른바 대규모 인사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직개편을 필연적으로 올 것이지만, 내부적으로도 당혹스러울 것이다. 시장이 회장일 때와는 매우 다른 양상으로 체육회가 돌아갈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자체 체육 관계자 E씨는 “이번 선거는 체육 발전을 위한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낙선한 분은 오히려 더 정치적이었던 분이고, 강 회장은 정치를 떠나 체육 리더십을 발휘하고 체육인 통합에 기여할 사람으로 생각한다. 시장과도 썩 나쁜 관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이 당연직으로 시체육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관 주도의 체육이 예산과 조직 구성 등 시장의 정치적 입감에 좌지우지 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가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명분으로 치러졌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욱 정치적인 선택이었다는 평을 내놓은 사람도 있었다.

강인덕 신임회장은 당선 인터뷰에서 두 가지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강 회장은 긴장된 얼굴로 “정치적으로 열세의 입장에 있었다”라면서, 한편으로는 “박 시장과 관계가 나쁘지 않다. 기초단체 체육회 등 저변에 있는 체육인들이 이제 시류에 눈을 뜨고 체육 전문가를 선택해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로 시체육회는 시와 어느 정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생활체육까지 하면 인천 체육 민심은 40만 이상이다. 강 신임회장은 애써 정치와 독립을 강조하지만, 앞으로 닥칠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체육계 안팎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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