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의원실, “12일 계양을 의정보고회… 공식요청 시 검토”
한국당 민경욱 의원 선거구… 민주당 정일영 위원장 ‘당혹’
20대 총선 선거연대로 신승한 민주당ㆍ정의당 ‘난기류’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5총선(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을 앞두고 당내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7일 <연합뉴스>는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당 전략기획위원회가 이해찬 대표와 상의하면서 지역별로 여론조사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론조사가 공천과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의 경쟁력을 파악해보자는 취지”라고 보도했다.

송영길 의원.

인천에선 민주당이 4선 송영길 의원을 연수구을 선거구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을은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의 지역구로,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 정의당이 3파전 양상을 보이는 곳이다. 민주당에선 인천공항공사 사장 출신 정일영 지역위원장이 표심을 다지고 있고, 정의당에선 당대표를 지낸 이정미(비례)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민주당은 연수을을 험지로 보고, 송영길 의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의 경우 4선 중진인데다 인천시장까지 지내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민주당은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에는 최근 사면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불출마를 선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선거구인 경기 고양에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한준호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을 두고 여론조사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의원의 경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치인 이다보니 전부터 당 안팎에서 험지 출마를 요구 받았고, 송 의원은 일관되게 ‘당에서 정식으로 요청하면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여론조사가 공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송영길 의원은 전부터 당 안팎에서 험지 출마를 요구 받았고, 본인 또한 정식 요청 시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인천의 정계는 벽두부터 요동칠 전망이다.

당장 지난해부터 민주당 연수을지역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준비해온 정일영 지역위원장의 경우 송영길 의원의 연수을 출마가 현실화 할 경우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될 위기에 놓였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 또한 정일영 지역위원장, 민경욱 의원과 3파전을 벌이는 것 보다 송영길 의원과 3파전을 벌이는 게 더 힘든 싸움이 될 전망이다. 민경욱 의원 또한 같은 3파전이라도 송영길 의원이 더 부담으로 작용하는게 사실이다.

특히, 인천의 경우 민주당과 정의당은 2012년 선거연대를 통해 단일 후보가 6곳에서 신승을 거뒀고, 2016년에는 국내 광역시 중 유일한 선거연대로 3개 선거구에서 어렵게 이겼는데, 송 의원의 연수을 출마는 이같은 선거연대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2016년 총선 때 선거연대로 7명을 당선시키며 12년 만에 인천에 여소야대(7대 6) 정국을 만들었다.

당시 민주당 단일후보가 당선지역 중 인천에서 진보개혁지지 세력이 강한 계양<을>과 부평<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정의당과 선거연대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연수갑 민주당 박찬대 당선자는 2위 새누리당 정승연 후보를 0.3%포인트(214표) 차로 이겼고, 계양갑 유동수 당선자는 2위 새누리당 오성규 후보를 6.6%포인트(4862표) 차로 이겼으며, 서구을 신동근 당선자는 2위 새누리당 황우여 후보를 7.9%(7932표)로 신승했다.

인천에서 정의당의 정당득표율(비례대표 국회의원)이 7.49%인 것을 감안하면, 두 당의 후보단일화는 더민주 후보에게 큰 힘이 됐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송 의원이 연수을에 출마할 경우 계양을선거구는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계양구는 역대 총선에서 꾸준하게 진보진영의 세가 강했던 곳이라, 정치신인의 등장과 전략공천 등이 예상된다.

한편, 송영길 의원실은 연수을이 정해진 게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송영길 의원은 현재 계양을선거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12일 계양을에서 의정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 의원실은 ‘당시 공식 요청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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