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센터 선정 인천성모병원, 시설 미비 비판 제기
“시에 심사·평가결과 공개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12개 평가항목 중 배점 기준 명시는 1항목 뿐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광역치매센터로 선정된 인천성모병원의 시설이 미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가천대 길병원 연병길 교수는 인천시에 심사위원 선정 과정과 평가결과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8월 광역치매센터 민간 위탁 공모를 거쳐 인천성모병원, 국제성모병원, 가천대길병원, 국제성모병원 중 인천성모병원을 광역치매센터 수탁기관으로 11월 29일 최종 선정하고 지난 달 20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인천성모병원 광역치매센터의 시설이 미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치매관리법을 보면 광역치매센터 위탁기관은 사무실, 회의실, 교육·세미나실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인천성모병원이 제출한 사업계획에는 개별 회의실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지 않았다. 

가천대학교 길병원 전 광역치매센터장 연병길 교수는 “교육실 책걸상은 교실형태로 배열해야 하나, 회의실은 회의하기 알맞게 책걸상을 직사각형 또는 ‘ㄷ’자형으로 배열해야 하는 등 회의실과 교육실은 서로 기능이 완전히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확인 결과, 인천성모병원 광역치매센터는 행정·연구동 1층에 치매센터 사무실과 치매센터 교육·세미나실을 하나씩 배치하고 있었다. 이후 인천성모병원은 교육·세미나실과 ‘PI실 ·감염관리실 회의실’을 공용 회의실로 사용하다가, 지난주부터 ‘PI실·감염관리실’ 회의실을 치매센터 회의실로 전환했다. 인천성모병원 관계자는 “(회의실 설치는) 권고사항이라 사업계획에 추가하지 않았던 것이고, 센터를 운영 하다보니 별도의 회의실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추가설치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8월 시 건강증진과의 광역치매센터 위탁기관 모집 공고 심사기준 중 ‘기관내 독립 공간 확보 여부’에는 구체적으로 심사위원이 어떻게 점수를 주어야 하는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심사기준 12항목 중 배점내용이 명시된 항목은 “수탁사업 운영을 위한 자부담 능력이 있으면 5점, 없으면 0점” 뿐이었다. 

위탁기관 선정 심사기준에는 배점 내용이 명시된 항목은 하나 뿐이었다.

이와 더불어 연 교수는 인천성모병원 광역치매센터 위탁공간은 공간이 독립적이지 못하고, 시설도 분산돼있어 업무효용이 떨어진다고도 지적했다.

이전 광역치매센터를 운영하던 가천대 길병원에서는 뇌과학연구소 4층 전체와 5층 일부분을 센터가 독립적으로 사용하며 정보자료실, 연구개발실 등이 설치돼있었던 반면 인천성모병원은 광역치매센터 사무실과 교육실이 장비관리실, 노동조합 사무실과 현관을 지나야 하는 등 멀리 떨어져 있고,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 교육 중간 수강생들이 쉴 공간도 없어 불편하다는 것이다. 인천성모병원 관계자는 “2021년 행정동 공사가 끝나면 광역치매센터 공간을 따로 배치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했다. 

연병길 교수는 “선정 심사위원들이 인천성모병원 ‘독립 공간 확보 여부‘에 몇점을 점수를 주었는지 미지수다”라며 “이를 명확하게 파악하려면 평가결과에 대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연 교수는 지난 12월 “이번 심사는 소아정신과 전문의, 내과 전문의 등으로 치매 전문가가 아닌 위원들이 다수 포함된 채 심사를 한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주장하며 개인정보를 삭제한 채 심사위원 선정과 심사 과정을 공개를 요구했다. 현재 연 교수는 시로부터 비공개 통지를 받은 뒤, 이의제기를 신청한 상태다. 시는 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1월 13일전까지 공개여부를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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