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2019 기해년(己亥年)이 저물고 있다. 올해 인천시는 유난히도 큰일이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큰일을 꼽자면 붉은 수돗불 사태와 인천e음카드 발행이라 할 수 있다. 둘 다 시민 생활과 밀접한 일이다.

5월 30일, 서구와 영종ㆍ강화지역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했다. 시가 초기대응에 실패하면서 사태는 67일간 지속됐다. 박남춘 시장은 몇 번이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피해 보상도 진행했다. 경찰은 공전자기록 위ㆍ변작,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시 상수도사업본부 소속 공무원 등 7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분은 풀리지 않았다. 아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남아있다.

이에 반해 시가 4월에 발행한 지역화폐 인천e음은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가입자 수가 12월 기준 92만 명으로, 인천시 경제활동인구의 42.1%가 e음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기준 누적충전액은 1조4447억 원, 결제액은 1조4771억 원이다.

인천e음 효과가 드러났다. 5~8월 대형마트ㆍ기업형 슈퍼마켓 매출 239억 원이 슈퍼마켓ㆍ편의점 매출로 옮겨갔으며, 역외소비가 359억 원 감소했고, 서울과 경기 등 외부에서 유입된 소비가 634억 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의 역외소비율을 낮추고 인천에서 생산한 부가가치가 다시 인천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골목상권 등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목적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하면서 안정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붉은 수돗물 사태는 비상사태 발생 시 초기대응의 중요성과 함께 혁신과제를 남겼다. 시가 상수도혁신위원회를 꾸려 단기와 중장기 혁신과제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 혁신과제 이행이 남았다.

인천e음카드 발행은 시민들에게 지급한 캐시백 예산, 즉 국비와 지방비로 더 큰 가치, 즉 가계살림도 돕고 골목경제도 살리는 선순환경제를 만들 수 있기에 의미가 크다. 그 확장성도 상당하다. 시는 내년 캐시백 예산 838억 원을 확보하고 발행 목표액을 2조5000억 원으로 정했다. 인천e음 플랫폼을 이용해 크라우드 펀딩, 혜택플러스 가맹, 쿠폰 서비스 등도 강화할 예정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년 전 ‘2019년 시무식’에서 공직자들에게 공무(公務)라는 게 어떤 의미여야 하는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어안사위 어시사종(於安思危 於始思終)’이라는 주역을 인용,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고, 일을 시작할 때는 그 끝을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공직자들이 지난 1년간 ‘시무사종(始務思終)’의 각오를 다졌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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