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인천투데이] 자폐아동의 시각추구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으로는 손가락을 흔들며 보기부터 초근접 거리에서 사물 관찰하기, 옆을 보면서 뛰기, 자전거 타면서 옆을 보기, 차 창밖을 보기, 전등 불빛 보기, 문 열고 닫기 놀이뿐 아니라 책 보기와 퍼즐에 몰입하기까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게다가 자폐아동의 시각추구는 완전히 소실되기는 어려워 매우 끈질기게 지속된다.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해 부모를 애타게 한다.

시각추구를 대하는 부모들의 태도는 매우 이중적이다. 책을 보면 좋아하고 이상한 동작으로 하면 거부감을 표현한다. 퍼즐 맞추기를 반복해 잘하면 기특해하면서 전등불 끄고 켜기를 반복하면 못하게 제압한다. 아이에게는 똑같은 시각추구이지만 사회 통념적으로 형성된 좋고 나쁨이라는 잣대를 아이에게 강요하는 행동이다. 이런 이중성은 바람직한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시각자극을 강제로 제거해버리거나 아이를 혼내는 방식의 부정적 제거법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소거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극물을 다시 접하는 순간 시각추구는 언젠가는 다시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시각추구를 없애는 방법으로 긍정 자극법이 가장 옳다. 긍정 자극법의 핵심은 아동의 시각추구 내용을 상호작용 도구로 삼는 플로어타임 접근법이다. 전등을 끄고 킨다면 그것을 놀이화해 즐거운 상호작용을 늘려주는 것이다. 이 과정이 길게 이어지면 부모는 불안해하지만, 아이는 놀이 자체에 충분히 만족하면 자극추구 방법을 바꾸며 제거하게 된다.

어느 정도 상호작용이 되고 지시 수행도 되는 아동이라면 시각추구를 대신할 장난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퍼즐 맞추기나 책보기를 다양화하는 것도 좋고 블록 맞추기나 보드게임 등 시각추구 욕구를 해소할 장난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장난감을 이용해 시각추구를 해소시켜준다면 아이는 자신의 욕구도 해소하면서 사회적 기능도 발달할 수 있다.

시각추구를 하는 아동을 두고 문제행동이라며 소거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치료적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ABA 접근법이다. 그러나 ABA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치료적 접근법은 이런 감각추구를 소거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접근한다. 그러나 아동 중심의 사회성 발달을 중시하는 플로어타임 치료법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의 이해와 접근을 한다.

나는 자폐 아동들이 매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는다. 이들 대부분은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졌으며, 상당수는 영재성을 가졌다. 다만 사회성 발달이 왜곡돼 재능이 묻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될 뿐이다. 자폐 아동에게 적절한 뇌 면역 치료를 진행하면 빠르게 지능 발달을 보이고, 상호작용을 왕성하게 발달시키는 것을 수없이 봤다.

특히 한약과 비타민 요법이 결합되면 극적인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좋아진 아이들은 시각적 영역에서 아주 특별한 재능을 보인다. 책을 통째로 스캔해 읽는다거나 알 수 없는 도형의 패턴을 풀어내는 등, 시각적 재능이 바탕이 된 재능들이다. 이렇게 호전된 아이들을 경험한 나로서는 시각추구를 하는 아동의 모습을 병적인 모습이라 여기지 않는다.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시각추구는 자폐 아동의 뛰어난 재능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 김문주 원장은 소아 뇌신경질환 치료의 선구자로서 국제학술지 E-CAM에 난치성 소아 신경질환 치료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뇌성마비 한방치료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