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배터리 게이트 당시 수리 받은 고객 대부분 방수 훼손
“고객 대부분 모를 것, 파악해 보상 이뤄져야”
무상수리 유상으로 속여 수리비 가로챈 의혹도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애플 공식 서비스센터 유베이스 부평점에서 배터리를 수리한 상당수 아이폰의 방수기능이 훼손됐다는 의혹이 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다.

방수기능 훼손은 유베이스는 내부 감사에서 밝혀진 사안이다. 하지만 유베이스는 이를 알고도 쉬쉬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리 용역 위탁자인 애플코리아도 손을 놓고 있어 대부분 고객은 이 사실을 모르는 상황이다.

유베이스 애플 서비스센터.

이러한 문제는 지난 2018년 논란이 됐던 애플 배터리게이트 당시 애플이 배터리 교체비용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을 때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교환과정에서 방수테이프를 부착하지 않은 채 고객에게 돌려 제품을 돌려준 것이다. 방수테이프를 부착하지 않으면 생활방수기능이 사라져 침수피해를 쉽게 입을 수 있다.

애플 배터리게이트란 배터리 수명이 저하될 때 종종 발생하는 아이폰이 방전을 막기 위해 애플 본사가 고객들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지 않고 진행한 소프트웨어(iOS) 업데이트를 말한다. 애플은 업데이트로 배터리 수명에 따라 핸드폰의 성능을 고의로 제한했고, 이 사실은 2017년 12월 드러났다.

이에 애플은 무상보증기간(1년)이 지난 아이폰 배터리 교체비용을 한시적으로 일부(50달러)를 지원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에서 기존 10만9000원인 배터리 교체비용을 2018년 동안 3만4000원으로 인하했다. 유베이스는 문제 된 업데이트가 적용된 아이폰6S 이상 버전 사용자들을 상대로 배터리 교체비용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많은 유베이스 센터들이 시간문제와 추가 비용 등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새 방수테이프 부착과 열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보안나사 제거, 본체와 액정 분해, 기존 방수테이프 제거, 배터리 교환 후 새 방수테이프 부착, 본체와 액정 재결합 후 압착·열처리 등의 마감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최소 10분에서 최대 25분까지 소요된다. 그러나 방수처리를 하지 않으면 작업시간이 5분 이내로 줄어든다.

이와 관련해 유베이스 인천센터를 운영했던 A씨는 지난 9월 ㈜유베이스와 애플코리아를 사기·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부평센터는 거의 모든 건을 미부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관련 정황이 드러난 녹취·문자·이메일 등을 입수했고 경찰에 제출했다.

유베이스는 부평센터를 비롯한 국내 지점들이 수리지침을 어긴 것을 내부감사에서 확인했으나 업무절차를 준수하라는 공지만 했을 뿐 별다른 제재나 지도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평센터 측은 오히려 고객응대 시간 단축을 위해 유베이스 본사에 업무규정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부평센터가 방수테이프를 부착했다고 둘러대도 소용없다. 기종별 수리명세와 방수테이프 구매명세를 대조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베이스와 오랫동안 분쟁을 벌인 인천센터는 흠집 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방수테이프를 모두 부착했다. 구매명세 증빙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직 유베이스와 애플코리아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A씨는 “당시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되는 고객들을 파악해 보상을 해줘도 모자랄 판이다. 지난해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따라 고객정보를 모두 갖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유베이스 관계자는 “경찰 수사 중이라 공식적으로 답변하기는 어렵다.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유베이스 부평센터 측과도 통화를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본사와 이야기하라는 답변뿐이었다.

한편, A씨는 유베이스가 무상수리 사안을 고객들에게 유상수리 사안이라 속여 수리비를 가로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전산에는 마치 무상수리를 한 것처럼 등록해 애플에 비용을 청구한 것이다. A씨는 이 사안도 경찰에 고발했다. 유베이스는 “애플을 속여 용역비를 받았지만, 고객에게 편취한 돈은 없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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