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이 재생카트리지 만드는 기업
내부환경 쾌적화ㆍ동아리 활동 지원활발

[인천투데이 최종일 기자] 인천 부평구에는 카트리지 제조사업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핸인핸부평’이 있다. 이곳은 중증장애인 30명과 비장애인 10명이 구성원이다. 사회복지법인 손과손에서 ‘핸인핸’을 설립한 뒤 2017년 ‘핸인핸부평’으로 분리됐다.

핸인핸부평은 2009년 카트리지 제조사업을 시작했다. 사용한 정품카트리지를 수거한 뒤 분해 ㆍ재조립ㆍ충전의 과정을 거쳐 친환경 재생토너카트리지를 만든다. 주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납품이 이뤄진다. 

핸인핸부평은 중증장애인 30명과 비장애인 10명이 일하고 있다. 

공공기관에는 2008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이 도입됐다. 공공기관은 중증장애인시설이 만든 제품을 1% 의무 구매 내용을 담았다. 핸인핸부평은 제품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그간 특허ㆍ녹색인증ㆍ폐기물감소 유해물질저감 친환경 마크를 획득했다.

핸인핸부평 진영곤 원장은 제품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흔히 중증장애인생산품이라면 품질이 떨어 질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조달청에 우수제품지정제도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우수제품지정제도는 조달청에 우수제품으로 선정 신청을 하면 내부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조달청 관계자는 “우수제품에 선정되는 신청업체는 대략 삼 분의 일이다. 심사 통과하기가 쉽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진영곤 원장은 “우수제품지정은 단지 장애인 시설이라는 것 외에도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다른 사회적기업에서는 도전하지 못했다. 저희는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내년 초 발표될 예정이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회사를 운영하지만 어려움도 있다. 제품 1% 이상 의무구매 사항이 있지만, 기관마다 편차가 크다. 1% 초과하는 기관이 있는가 하면 기준을 아예 지키지 않는 곳도 있다. 진영곤 원장은 현재 1% 수치가 낮다고 말했다. 수치가 더 올랐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재정상 문제도 존재한다. 사회복지시설은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필수적이다. 진영곤 원장은 “시에서 비장애인 직원 인건비를 지원해준다. 올해는 1명의 인건비를 더 늘려줬다.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 지원은 절대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올해는 매출이 15억으로, 2018년 16억에 비해 줄었다. 매출이 들쑥날쑥한 이유도 있다. 공공기관에서 중증장애인생산품 계약 체결 시 평가제도를 거쳐 업체를 선정한다.

진영곤 원장은 “과거에는 일대일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지금은 중증장애인시설 간에도 더 낮은 금액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여러 어려움도 있지만 핸인핸부평은 노동자를 중점에 둬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사ㆍ지도교사가 현장을 감독해 중증장애인과 발을 맞추고 있다. 현재 중증장애인 노동자들 대부분 2009년부터 계속 근무해오고 있다. 이들은 2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중증ㆍ경증 장애인이 서로를 돕고 있다.

회사는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근무 환경상 카트리지 작업 시 분진이 날린다. 자칫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설치로 환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 더불어 덕트를 설치해 유해 가루를 빨아들여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덕분에 한국환경공단이 실시하는 시설점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카트리지 작업 시에 분진이 날려 덕트를 설치해 유해 가루를 제거하고 있다. 

노동자를 위한 특별시간도 있다. 매주 월요일 업무는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끝난다. 이들은 축구ㆍ배드민턴 같은 스포츠활동을 한다.

K씨(27세, 남)는 “동아리 활동이 즐겁다. 그런데 동아리 활동이 다양하지 않아 아쉽다. 프로그램이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은 핸인핸부평 옆 건물 예림학교 대강당에서 열린다. 노동자들이 건물을 옮겨 가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시에 요청을 한 바 있다. 지금은 건물 5층에 프로그램실 설계 진행 단계다.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중증장애인 노동자들이 교육훈련을 하고, 놀이도 즐기는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시가 공동지원하고, 일부는 핸인핸부평이 자부담 했다. 

동아리 활동이 열리는 예림학교 대강당.

진영곤 원장은 “앞으로 중증장애인 근로 대상자 고용을 늘려 사회적기업 가치를 실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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