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 ‘입단’ 김광현···사실상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
STL ‘입단’ 김광현···사실상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
  • 김현철 기자
  • 승인 2019.12.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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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계약, 총액 800만 달러
인천SK는 160만 달러 수령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세계 야구 스타들이 모이는 미국프로야구(MLB)에 입단이 확정된 김광현이 계약 조항에 ‘마이너리그 강등거부권’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한의 신분 보장 장치다.

김광현은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으로 출국해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18일(한국시간) 2년 800만 달러(한화 약 93억 원)에 계약했다. 시즌 성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1100만 달러(한화 약 128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는 계약이다.

18일 김광현 선수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식을 하고 있다.(사진출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공식 SNS)
18일 김광현 선수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식을 하고 있다.(사진출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공식 SNS)

MLB 30개 구단과 자유로이 협상할 위치에서 많은 구단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김광현의 선택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STL)였다. STL은 월드시리즈를 11회 우승했고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에 오른 강팀이지만 좌완 기근을 겪고 있다. 김광현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광현은 지난 달 포스팅 공시에 앞서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가 많은 팀이 좋다”며 ‘팀 선택 기준’을 밝힌 바 있다.

존 모젤리악 STL 단장도 18일 계약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주간 자유계약선수(FA)와 트레이드 시장을 살피며 선발투수 보강에 관심이 있었다”며 “김광현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현은 좌완으로 가치있는 선수고 선발로 뛸 기회를 줄 생각이다”며 김광현 영입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이 같은 기대감은 세부 계약 조항에도 반영됐다. 김광현은 STL과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강등거부권(Protection against being sent to the minors)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리그 강등거부권’은 곧 메이저리그 출전 보장권을 의미한다.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김광현을 마이너리그로 강등하기 위해선 김광현의 동의가 필요하다. 동의를 받지 못하면 김광현은 MLB 30개 구단과 자유로이 협상할 수 있는 FA자격이 된다.

해당 연도 보장 연봉도 팀에서 지급해야 한다.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최근 MLB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오른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 마감 직전까지 이 조항을 삽입하기 위해 도장을 찍지 않은 일화는 유명하다.

MLB 진출을 확정지은 김광현(사진제공 SK와이번스)
MLB 진출을 확정지은 김광현(사진제공 SK와이번스)

지난 2017년 류현진이 부상 후유증 등으로 부진에 빠져있을 때 LA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선뜻 마이너리그 강등을 제시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8시즌 예열을 마친 류현진이 올 시즌 완벽히 부활하며 마이너리그 강등거부권이 ‘신의 한수’임을 증명했다.

김광현도 마이너리그 강등거부권 조항 삽입으로 MLB 적응에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신인선수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시험대에 오르며 평가를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마이너리그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다.

김현수(LG트윈스)도 2016시즌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 후 시범경기에서 1할 타율에 허덕였지만, 마이너리그 강등거부권 행사로 강등을 피했고 타율 3할로 시즌을 마치며 마이너리그 강등거부권의 중요성을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