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칼럼] 가난이 두렵지 않은 사회
[사회복지칼럼] 가난이 두렵지 않은 사회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1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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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권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충권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이충권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

[인천투데이] “사회보장은 모든 국민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하며, 사회참여ㆍ자아실현에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해 사회통합과 행복한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한다.”

사회보장기본법 제2조 내용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경기도 의정부 일가족 참사 사건, 서울 관악구 탈북 모자 사망 사건, 대전 중구 일가족 사망 사건, 서울 성북구 네 모녀 사망 사건, 그리고 인천 계양구 일가족 등 4명 사망 사건까지. 모두 올해 가난으로 비롯해 발생한 안타까운 가족 사망 사건이다. 절망의 끝에서 수많은 고민을 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에게 이 법조문의 복지사회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가상세계에 불과했을 것이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망 사건 이후 정부는 사각지대를 줄이고 맞춤형 개별 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2015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긴급복지지원법 개정, ‘사회보장 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정 등 복지 3법을 시행했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자 기준과 수급자 재산 기준도 완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공공부조를 알면서도, ‘국가 공인 극빈자’로서 사회적 낙인을 받느니 가난을 감내하며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사각지대 발생의 주요한 이유로 지적돼왔다.

일차적으로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재산의 소득 환산율 인하, 추정 소득(보장기관 확인 소득)제도 개선 등으로 오랫동안 지적돼온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점을 우선 해결해야한다. 서울ㆍ부산ㆍ대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형 기초보장제도 역시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초생활보장 확대뿐만 아니라, 경제ㆍ노동ㆍ교육ㆍ부동산ㆍ조세 정책 등과 긴밀하게 연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제도를 아무리 촘촘히 구축한다고 해서 사각지대가 일시에 해소될 수는 없다. 결국 제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것은 사람이다.

사회복지 예산과 사업 범위는 갈수록 늘어가는 데 비해 사회복지 관련 공공조직과 전담인력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사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길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복지 전담인력을 대폭 확충함과 동시에 수급자 선정과 사후관리 과정에서 전담공무원의 행정재량권이나 유연성을 높여야한다.

또한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역복지관 등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조하고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동 주민센터의 사례 관리는 주로 경제적 지원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리상담ㆍ통합사례관리 등, 가구의 복합적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복지관ㆍ상담심리센터 등 유관 민간기관들과 협조ㆍ연계가 필수적이다. 더불어 주민자치를 활성화함으로써 시민이 더 이상 수동적 복지 수혜 대상으로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 사업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계속 강화해야 한다.

더 이상 가난이 두렵지 않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ㆍ민간기관ㆍ시민 모두 어떻게 사회적 연대를 강화해 돌봄 공동체를 만들어갈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게 핵심 중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