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천 평화·생태 섬을 거닐다 ⑤ 강화도·동검도

[인천투데이 이보렴 기자] 동검도는 강화도 남쪽에 있는 섬이다. 강화군 길상면 동검리에 위치하며, 강화도와 동검도를 잇는 연도교가 있다. 그 전에는 강화도와 동검도를 잇는 제방이 연도교 역할을 했으나, 제방이 물길을 막아 갯벌을 훼손한다는 문제제기가 지속됐다. 이에 2017년 제방 전체 길이 300m 중 약 150m 구간을 다리로 바꾸는 공사가 2017년 말 준공됐다.

인천시와 인천대학교 통일통합연구원이 주최한 ‘청년, 인천 평화와 생태 섬을 거닐다’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강화도와 동검도 탐사가 7~8일 진행됐다. 7일 오전에 강화 도래미마을을 방문하고 오후에 동검도에서 두루미를 관찰했다.

다시 오고 싶은 아름다운 섬, 강화 도래미 마을

7일 아침 9시, 참가자들은 인천시 교육청 앞에 모였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와중에 잠시 졸았는데, 눈을 떠보니 강화도에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땅도 건물 지붕도 모두 하얗다. 강화도에도 겨울이 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강화 도래미 마을 (사진제공 문경숙 선생님)

강화 도래미 마을은 농촌체험마을이다. ‘다시 오고 싶은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이다. 도래미 마을은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탐사는 강화 특산품인 순무김치 담그는 체험을 했다. 체험은 4인 1조로 한다.

체험에서 사용되는 순무는 도래미 마을을 운영하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것이다. 순무는 일반 무보다 크기도 작고 색도 연한 보랏빛을 띤다. 평평한 면을 도마에 대고 반으로 자른 다음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양념을 넣고 버무리다가 제공된 통에 담긴 물을 두 번 붓는다. 그리고 좀 더 버무리면 완성이다.

도래미 마을에서 순무김치 만들기 체험을 했다. (사진제공 문경숙 선생님)

물이 담겨있던 통에 김치와 양념을 나눠 담는다. 직접 담근 순무김치는 체험자들이 집으로 가져간다. 체험이 끝난 후 점심을 먹고 도래미 마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도래미 마을은 선원면에 있는 연리, 지산1리, 지산2리, 신정1리, 신정2리 사람들이 영농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운영한다. 전체 가구 수는 637가구로, 농가 279가구, 어인 15가구, 기타 343가구다. 도농교류센터와 농촌체험관, 다목적체험동, 물놀이체험장 등이 있다.

국내에는 농촌체험마을이 1070개 있다. 강화 도래미 마을은 그 중에도 20위권 안에 드는, 상당히 운영이 잘 되는 곳이다. 체험이 몰리는 시기에는 500여 명까지 방문해서 기존 시설이 좁다고 한다.

하얗게 눈이 쌓인 운동장에는 체험을 온 아이들이 뛰어다니기도 하고 그네를 타고 놀기도 했다.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됐다 해도 인구 유입에는 크게 변화가 없었다고 구정회 영농조합 회장님은 말씀하셨다. 이 웃음소리가 농촌마을에 머물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지, 도래미 마을을 떠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강화·동검도 연도교와 갯벌

오후가 되자 도래미 마을에서 동검도로 이동했다. 동검도는 강화도 남쪽에 있으며, 강화도와 다리로 연결돼 있다. 본래 제방이었지만 2017년 말 제방을 다리로 바꾸는 공사가 준공됐다. 갯벌 훼손 문제 때문이다.

지난 8월, 다리 밑에 쌓여있는 돌무더기와 공사 중 사용한 자루.(사진제공ㆍ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개인적으로는 동검도 갯벌에 관심이 있었다. 지난 8월 환경단체가 갯벌복원사업을 위해 다리를 만들면서 남은 건축자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엉망이라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제방 전체 길이 300m 중 약 149m 구간에 다리를 세웠는데, 다리 밑에 공사 잔재가 엉망으로 묻혀 있었다. 다리 밑에 돌무더기가 있었고, 공사과정에 유입된 토사와 자루가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문제를 제기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제대로 된 갯벌복원사업을 하려면 제방 전체를 다리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당초 예산이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 한다.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지 약 3개월이 좀 더 지나서 방문한 동검도 갯벌은 깔끔했다. 그때 당시 쌓여있던 돌덩이와 자루더미는 모두 치운 모습이었다. 실제로 방문해서 살펴본 동검도 갯벌은 광활했다. 지금이라도 물길을 터 갯벌을 복원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서 다행이다.

광활한 동검도 갯벌.

동검도에서 두루미를 만나다

동검도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섬 둘레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두루미는 유명한 겨울 철새다. 두루미는 보통 10월 하순부터 나타나서 겨울을 지낸다. 특히 강화도 남쪽 갯벌에 먹을 것이 풍부해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이번 동검도 탐사도 두루미를 만나기 위한 것이다.

두루미는 학이라고도 한다. 500원짜리 동전 뒷면에 날아가는 새가 바로 학이다. 온 몸이 하얗고 꼬리와 목 부분은 검은색이며 머리 부분이 붉은색이다. 수명이 길어서 십장생(十長生) 중 하나로도 불린다. 자태가 고고하고 날아다니는 모습도 아름다워 예로부터 사람들이 사랑한 새이기도 하다.

두루미는 예로부터 자태가 고고하고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많이 사랑한 새다. (사진제공 홍승훈 작가님)

섬 둘레를 따라 걸으면서도 두루미를 만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다행히 조금 걷다 보니 갯벌 너머로 움직이는 하얀 점 2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혹시나 싶어 카메라를 설치해 관찰하니 갯벌에서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루미와 눈이 마주치면 수명이 10년 늘어난다고 하던데, 아마 함께 탐사를 갔던 분들은 모두 10년씩 늘지 않았을까 싶다.

카메라에 휴대폰을 대고 찍은 두루미 사진 (사진제공 인천통일통합연구원)

두루미를 만나고 나서 섬 둘레를 조금 더 걷다 보니 섬 하나가 나타났다. 동검도 ‘동그랑섬’이라고 한다. ‘동그랑섬’ 옆으로 항산도와 소항산도, 그리고 세어도가 보였다. 특히 ‘동그랑섬’이 두루미가 잠자고 쉬는 공간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두루미가 왔다 가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동검도 '동그랑섬'. 두루미의 쉼터라고 한다.

탐사가 끝나고 뒤풀이 자리에서 두루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순천에서는 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한반도 두루미 TF팀’을 구성하기도 하고, 두루미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한 ‘순천 선언문’이 채택되기도 했다. 인천은 시조(市鳥)가 두루미인데, 두루미를 보존하려는 노력은 다른 지역만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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