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미군기지, 오염 정화비용 미군이 부담해야”
“반환 미군기지, 오염 정화비용 미군이 부담해야”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12.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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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이전비용도 ‘혈세’ 오염 정화비용도 ‘혈세’
인천평화복지연대, “구상권 청구 운동 시작할 것”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가 즉시 반환이 결정됐다. 부평 미군기지 반환 운동을 전개한 시민사회단체는 환영한다면서도, 토양오염정화 비용은 미군이 부담할 것을 촉구했다.

즉시 반환 결정으로 부평 미군기지는 8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2001년 반환이 결정됐지만 시민 품으로 돌아온 것은 아녔다.

정부와 주한미군은 인천(캠프마켓)을 포함한 원주(캠프이글·캠프롱), 동두천(캠프호비) 주한미군기지 4곳을 모두 즉시 반환하기로 11일 합의했다고 밝혔다.

부평미군기지 전경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부평미군기지 전경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부평 미군기지는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침략을 위한 무기를 제조한 조병창에서 유래했다. 일제는 1939년 조병창을 지어 침략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제조했고, 해방 후 미군정이 시작되면서 미군기지로 사용됐다.

부평 미군기지 반환은 1996년 시민운동에서 시작했다.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는 ‘부평미군기지 반환 인천시민회의’를 꾸려 674일 천막농성을 이어가며 반환운동을 전개했고, 국민운동단체 등은 부평미군기지공원화추진협의회를 꾸려 반환운동에 함께 참여했다.

인천 지역 대학생들과 인천시민들은 부평미군기지 반환을 위한 집회와 감시활동은 물론, 기지 전체를 사람들이 손을 잡고 에워싸는 ‘인간 띠잇기’ 행사를 펼치며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2001년 반환이 결정됐다.

부평미군기지 이르면 내년 초 시민들에게 개방

80년 만에 즉시 반환이 결정되자 인천평화복지연대는 11일 “즉시 반환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내고, 남은 과제는 토양오염 정화라며, 정화비용을 미군이 부담할 것을 촉구했다.

행정안전부와 인천시는 캠프마켓 부지 매입비(총4915억 원)를 분담(9:1)해 2739억 원을 국방부에 납부했는데, 아직까지 기지 문은 굳게 닫힌 상태다.

반환은 1단계(A·B·C구역)와 2단계로 나뉜다.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는 야구장이 있는 1단계 B구역이다. 시는 하루빨리 이 구역의 철책을 제거하고 환경조사 후, 이르면 내년 초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1단계 A구역은 현재 복합오염 토양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캠프마켓 군수품 재활용센터(DRMO)이다. 2022년 9월까지 작업을 마무리한 뒤 개방할 예정이다. 1단계 C구역은 오수정화조 부지로 지난 8월 반환을 합의한 상태다.

2단계 구역은 현재 제빵공장이 가동을 만료하는 2020년 8월 이후 반환될 예정으로, 그 전에 환경오염조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시는 이 지역을 미군이 사무공간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오염이 적어 환경오염조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평미군기지 주변지역 지하수 조사 지점. 3번 지점이 이번에 TCE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곳이다.(제공 부평구)
부평미군기지 주변지역 지하수 조사 지점. 3번 지점이 이번에 TCE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곳이다.(제공 부평구)

오염정화 2022년 9월 완료… “미군한테 비용 구상권 청구”

하지만 인천평화복지연대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 책임이 미군에게 있으니, 정화비용을 주한미군이 부담해야한다고 주창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주한미군에게 정화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했다.

부평 미군기지는 토양오염이 심각하다. 2015년과 2016년, 이 지역 33곳에서 한미 합동조사를 진행했을 당시, 다이옥신이 주거지 기준치인 그램당 1000pg을 넘은 장소가 7곳에 달했다.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1만347pg이 나온 곳도 있었다. 1pg는 1조 분의 1g에 해당한다.

현재 복합오염토양 정화용역은 국방부가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진행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773억 원이며, 올해 6월 3일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실시설계단계와 정화시공단계로 나뉜다. 올해 안에 실시설계와 선행연구(파일럿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기존 시설물 철거를 완료할 예정이다.

그리고 2020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토양과 지하수 정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며, 같은 해 9월 3일 사업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 비용을 미군이 부담해야 하며, 추가 오염 정화 비용도 미군이 부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심각한 오염이 드러났는데도 미군은 자신들에게 오염 정화의 책임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SOFA(주한미군지위협정)에 ‘인간 건강에 대한 널리 알려진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을 초래하는 오염의 치유를 신속하게 수행하는 것’이라고 돼 있다. 캠프마켓의 오염은 분명히 미군 측에 있다”며 “부평뿐만 아니라 반환하는 모든 미군기지는 오염자 책임에 따라 주한미군이 정화비용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캠프마켓 등 반환을 시작하는 모든 미군기지에 대해 환경오염 부담비용을 주한미군이 부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시민들과 함께 SOFA 개정과 환경오염 정화비용 구상권 청구 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