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회 비판받던 해외연수, 보고서도 ‘엉터리’
인천 서구의회 비판받던 해외연수, 보고서도 ‘엉터리’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9.12.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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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관련 기관 제외하고 면담자가 ‘현지가이드’
시민단체 “결국 세금으로 관광 다녀온 것” 비판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서구의회(의장 송춘규)가 주민들의 비판 속에도 강행했던 해외연수를 다녀와 엉터리 보고서를 제출했다. 결국 세금으로 관광을 다녀온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구의회의 건물 모습.(사진제공 서구)
서구의회의 건물 모습.(사진제공 서구)

서구의회가 최근 공개한 ‘2019년 기획총무위원회(위원장 김동익) 귀국보고서’를 보면, 송춘규 의장과 김동익 위원장, 이의상·이순학·권동식·김이경 의원 등 6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3명이 유럽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11월 4일부터 8박 10일의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1인 당 사용한 예산은 350만 원으로 총 3150만 원을 사용했다.

연수의 목적은 ▲쓰레기처리장과 열볍합공기업을 방문해 친환경적 쓰레기 재활용률 증감을 위한 정책적·법제적 방안 모색 ▲쓰레기소각장 방문을 통한 우리 지역 쓰레기 매립, 소각 등에 대한 효율적이고 다양한 방안 연구 ▲마드리드 마타데로 시찰을 통해 도시재생 현장을 확인하고 도시 활성화 계획과 방향, 지속가능한 개발·건설 방안 연구 ▲그라나다 시청사와 세비아 시청사 시찰을 통해 우수 시책 사업 파악 등이었다.

일정은 기관 방문 5곳과 현장 시찰 8곳 등 총 13곳을 방문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쓰레기처리장·열병합공기업, 마드리드의 쓰레기소각장 등 2곳의 기관 방문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 방문과 현장 시찰은 모두 기관이나 현장의 전문가가 아닌 현지가이드와의 면담 내용을 보고서에 기록했다.

도시재생 현장과 복합문화예술공간 방문으로 창의적인 도시재생사업 조성 현황과 우수 시책 사업을 탐구하겠다며 방문한 마드리드 마타데로는 현지가이드와 면담을 한 뒤 ‘방문 후기’를 정리했다.

방문 후기 내용은 ‘마타데로는 수많은 소와 돼지를 도축하던 곳이 폐쇄됐다가 21세기 들어서 새로운 변신을 하게 된 곳이다. 생명체의 숨을 끊던 무시무시한 곳에서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서구 역시 창의적 발전을 위해 과거 답습에서 벗어나 파격이 필요함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적었다.

세비아 시청사를 방문해 현지가이드와 면담을 한 뒤에는 ‘스페인 대표 건축가 가우디는 “인간은 창조하지 않는다. 단지 발견할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 자원을 과거 현재 미래가 연결되는 초역사적인 관광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재 서구의 숙제일 것이다’라고 방문 후기를 남겼다.

그나마 기관의 관계자를 만나고 적은 마드리드 쓰레기소각장 방문 후기도 ‘이곳의 경영 마인드를 벤치마킹해서 최대한 자연환경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친환경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매립이나 소각의 최소화를 위해 쓰레기의 최대한 활용 방안을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라는 정도였다.

박정환 서구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은 “수돗물 적수(붉은 물) 사태로 주민 고통을 외면한 채 해외연수를 강행한다는 비난이 일자 목적에 맞게 잘 다녀오겠다고 변경하고 승인을 받더니, 결국 세금으로 관광을 갔다 온 것이나 다름 없다”며 “전문가가 아닌 현지가이드와 면담으로 뭘 배웠는지 모르겠다. 수 천만원의 예산을 들인 수준 이하의 보고서를 어느 주민이 이해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구의회 관계자는 “현지가이드 면담으로 작성된 것은 현지에서 기관 섭외 가 잘 되지 않아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