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예산 심의 올해도 ‘권한침해’ ‘쪽지예산’ 여전
인천시의회 예산 심의 올해도 ‘권한침해’ ‘쪽지예산’ 여전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12.0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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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내년 예산 11조2617억 원 의결 11% 증가... 13일 본회의
체육회 등 부실운영 기관 삭감과 행정사무감사 결과 반영은 ‘변화’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인천시의 2020년 본예산 규모가 당초 시가 편성한 11조2592억 원보다 약 24억 원 늘어난 11조2617억 원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7일 새벽 4시 진통 끝에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결위가 의결한 예산은 11조2617억 원 규모로, 13일 본회의 때 가결될 전망이다.

2020년 예산 11조2617억 원(일반회계 8조691억 원, 특별회계 3조1926억 원)은 2019년 당초 예산 10조1105억 원(일반 7조1774억 원, 특별 2조9330억 원) 대비 약 11%(1조1512억 원) 증가한 규모이다.

시의회 예결위는 시가 제출한 예산안 보다 24억 원을 증액했다. 세입예산에서 30억 원을 증액하고 6억 원을 감액함으로써 24억 원을 늘렸고, 세출예산에선 세출 항목 200개에 걸쳐 신규 편성, 증액, 삭감 등의 조정을 했다.

주요 세입 증액은 지방의료원 기능보강 16억5000만 원(35억6500만 원→52억1000만 원),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3억7945만 원(5억3195만 원→9억1140만 원), 농기계임대사업운영지원 4억원(0→4억 원) 등 대부분 국고보조금 예산이다.

세출예산은 항목 200개가 조정됐다. 200개 중 시의회가 신규로 편성한 예산이 무려 57개(29%)에 달했다.

또한 시가 편성한 예산안 중 5억 원 이상 변동이 있거나 시의회가 5억 원 이상 신규 편성한 항목은 27개에 달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상임위원회 무용론’, ‘쪽지예산’, ‘예산편성 권한침해’ 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우선 시의회 상임위원회의 심의결과가 그대로 반영된 항목은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출연금 13억7323만 원 삭감(35억2323만 원 → 21억5000만 원) ▲송도자원순환센터 운영관리 11억4578만 원 삭감(74억6678만 원 → 63억2100만 원) ▲서구 자원봉사센터 리모델링 5억3900만원 신규 편성 ▲고려저수지 수질오염 방지 5억 원 신규 편성을 비롯한 14개 항목이다.

또 상임위 심의 결과를 예결위가 조정한 항목은 ▲가정1동 행정복지센터 청사 신축 54억 원 삭감(상임위 신규 편성 108억 원 → 54억원) ▲가정2동 행정복지센터 청사 신축 45억900만 원 삭감(상임위 90억1800만 원 신규 편성 → 45억900만원)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관리위탁 26억500만 원 삭감(상임위 삭감 70억 원 중 43억5000만 원 부활 140억4212만 원 → 113억9212만 원) 위 3억원 추가 증액) 등을 비롯한 5개 항목이다.

인천시의회.(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시의회.(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체육회 등 부실운영 기관 예산 삭감... 행정사무감사 결과 반영

시의회 예산안 심의의 특징 중 하나는 운영에 있어 논란을 야기했던 기관과 부서의 예산이 삭감되고, 행정사무감사 때 질타와 요구를 받은 사업, 시민사회단체가 필요성을 강조한 정책의 일부가 반영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쪽지예산 관행과 시장의 예산 편성권 침해는 여전했다.

특히, 시 체육회 예산은 시가 제출한 안보다 삭감된 게 많았다. 최근 각종 관리감독과 운영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며 예산 삭감을 피해가지 못했다.

우선 체육회사무처 운영예산이 제출안 보다 1억3500만 원 삭감됐다. 시의회는 보디빌딩선수단 위탁운영 5420만 원, 도원체육관ㆍ수영장 위탁 1억359만 원, 레슬링선수단 위탁 2억 원, 문학박태환수영장 위탁 6647만 원을 삭감했다.

반면 시의회는 공공의료 기능 보강을 위해 증액을 했고,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의 때 박남춘 시장이 동의한 사업 일부에 예산을 신규로 편성하기도 했다.

시의회는 지방의료원 기능보강 예산으로 시가 제출한 71억2000 만 원에 33억 원을 증액해104억2000만 원을 반영했다.

이밖에도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와 시정 질문을 토대로 성매매 피해청소년 쉼터 지원사업에 신규로 5000만 원을 반영했고, 학교 밖 청소년 시설 프로그램 지원과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해 5000만 원을 신규로 편성했으며, 대일항쟁기 조선여자근로정신대 구술 기록을 위해 신규로 2000만 원을 편성했다.

시의회 상임위화 예결위는 이번에도 시가 편성하지 않은 사업을 무려 57개 편성하면서, 스스로 ‘예산 편성권 침해’라는 권력 남용 비판을 자초했다.

레이아웃 3쿠션 전국당구대회는 시가 제출한 예산에 없었던 사업인데 신규로 1억 원이 편성됐고, 태권도시범단사업과 아시아럭비세븐스리시즈 인천대회는 신규로 각각 1억 원씩 반영됐다.

특히, 계양구의 경우 계양산기 양궁대회(5000만 원)와 계양산 국악제(1억5000만 원)가 지난해 이어 이번에도 시 예산안에 없다가 시의회가 편성해, 이는 이용범 의장의 월권이 지나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서구 가정1동ㆍ가정2동ㆍ계양1동 청사 신축과 서구 자원봉사센터 리모델링도 시가 편성하지 않았던 예산이다. 이는 상임위가 신규 편성한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개선 특별회계’예산이다.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6일 성명을 내고 “특별회계의 설치 목적에서 벗어나 시의원들이 쌈짓돈처럼 사용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매립지로 피해를 입고 있는 사월마을 주민들의 이주와 정주여건 개선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시의회 예결위는 반만 삭감하는 것으로 매립지 예산을 반영했다.

앞서 지적한대로 지난해 이어 올해 시의회 예산 심의에서도 시의회가 시장이 편성하지 않은 예산을 신규로 편성하고, 예결위가 상임위 결정을 뒤엎고, ‘쪽지 예산’ 관행이 끊이질 않아 권한침해와 월권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시의회 내부에서는 의회가 일방적으로 편성한 게 아니고 시 집행부의 동의를 받아 편성한 것이며, 필요한 예산인데 시가 편성하지 심의 과정에서 편성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