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주 의학칼럼] 자폐스펙트럼장애 본질 알아야 올바른 치료 가능
[김문주 의학칼럼] 자폐스펙트럼장애 본질 알아야 올바른 치료 가능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12.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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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인천투데이] 자폐 아동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시각을 교정하는 가장 중요하다. 그중 변화가 가장 절실한 영역은 ‘자폐라는 질환 본질을 이해하는 방법’일 것이다. 여기에는 대표적 시각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ABA적인 시각’이고 또 다른 하나는 ‘플로어타임적인 시각’이다. 최근 내가 쓰고 출판한 책 ‘자폐 아동을 위한 플로어타임’의 일부 내용을 발췌해 소개한다.

ABA 치료법과 플로어타임 치료법은 자폐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치료 방식에서도 근본적 차이가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ABA 치료법과 DIR(Developmental Individual differences Relationship) 플로어타임 치료법의 결합을 주장하는 흐름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치료법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도저히 양립하기 힘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좋은 것을 적당히 연결하면 더 좋은 것이 만들어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만든 헛된 노력이 아닌가 싶다.

두 치료법은 자폐스펙트럼장애 본질을 이해하는 관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ABA 치료법은 자폐증을 ‘기능장애’로 이해한다. 즉 자폐 아동이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능장애라는 인식의 저변에는 자폐증이 지적 장애나 학습ㆍ인지력 장애와 강하게 연계돼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자력으로 기능 습득을 못하는 장애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능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반면 DIR 플로어타임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감정ㆍ정서 교류 장애’로 이해한다. 자폐증이 지적 장애나 기능 습득의 한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 감정ㆍ정서 교류 능력 장애로 발생한다고 본다. 즉 타인의 감정과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사회성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에서도 기능 습득보다는 감정ㆍ정서 교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플로어타임에서 감정ㆍ정서 교류 장애는 감정ㆍ정서 장애가 아니라 ‘교류 장애’임을 강조한다. 일반인은 자폐 아동을 감정ㆍ정서 자체가 없는 사람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외견상 무표정하기도 하지만 때로 타인의 감정에 공감 능력을 보이질 못하니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ABA에서 자폐 아동을 이해하는 방식 역시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 자폐 아동은 감정이 없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점이 있기에 동물훈련법을 적용한다는 발상이 가능한 것이다. 플로어타임의 이해는 전혀 다르다. 자폐 아동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 감정ㆍ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희로애락을 느낀다는 것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교류 능력 장애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자신의 감정ㆍ정서를 타인이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하는 의사소통 능력에 장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폐 아동의 내면을 철저히 존중하는 접근법을 치료에서 채택한다.

지능에 대한 이해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ABA는 자폐인이 사회적 기능 습득에서 자연 습득이 안 될 정도로 지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이해하는 듯하다. 그래서 상벌체계를 반복하는 동물훈련법을 사용한다. 자폐증과 지적 장애를 연계해 이해하는 것도 잘못된 방식이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자폐인이 일반인에 비해 지능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자폐인의 경우 언어로 지능검사를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소통 능력이 떨어져 검사의 정확도에 문제가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인의 지능과 감정 상태는 매우 정상이라는 플로어타임의 이해는 정확하다. 이들은 단지 교류 능력 장애를 겪고 있는 것뿐이다. 이런 시각에서 나는 부모들에게 늘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아이들이 말을 못 알아들으니 답답하지요? 실은 아이들이 엄마ㆍ아빠보다 더 답답해한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게 있고 자신의 감정이 있는데 그것을 전달하지 못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아이가 뭘 원하는지 아이가 어떤 감정 상태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귀도 열고 눈도 열고 가슴도 열어야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 김문주 원장은 소아 뇌신경질환 치료의 선구자로서 국제학술지 E-CAM에 난치성 소아 신경질환 치료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뇌성마비 한방치료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