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러시아를 가다'
2. 문화교류 확대 지자체 협력 확산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내년은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수교(1990.9.30.) 30주년이다. 한ㆍ러 관계는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으로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한ㆍ러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러시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단 공모로 러시아 전문과정 연수를 진행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시장 다변화를 위해 신북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러시아ㆍ벨라루스ㆍ카자흐스탄ㆍ아르메니아ㆍ키르기스스탄)은 내년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예정인데, 핵심은 러시아다.

한ㆍ러는 교류ㆍ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문화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러시아 문화부는 2020~2021년 2년을 ‘한국-러시아 상호 문화 교류의 해’로 정하고 교류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양우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블라디미르 메딘스키(Vladimir Medinsky) 러시아 문화부 장관은 2020~2021년을 ‘한국-러시아 상호 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문화 분야에서 포괄적인 합동ㆍ교류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11월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미술관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한ㆍ러 정상은 지난해 6월 수교 30주년인 2020년을 ‘한-러 상호 교류의 해’로 선포했다. 이를 2021년까지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러시아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유라시아경제연합을 비롯한 주변국에 경제적 영향력 외에도 문화적 영향력을 미치는 대국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러시아와 2년간 문학ㆍ문화재ㆍ영화ㆍ음악ㆍ스포츠 등 폭넓은 분야에서 교류하기로 한만큼, 문화 교류의 해 사업이 두 나라 우호를 다지고 문화 역량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러 문화부 장관 업무 협약.

한국,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 주빈국 참가

러시아 문화부는 러시아가 자랑하는 문화ㆍ예술을 1년간 폭넓게 선보이는 ‘러시아 시즌(Russian Seasons)’을 2021년에 한국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2021년 11월에 열리는 제10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St. Peterburg International Culture Forum)에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하는 등, 수교 30주년인 내년뿐 아니라 2021년까지 사업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러시아 시즌’은 푸틴 대통령이 외국에 제안해 시작한 사업이다. 2017년 일본, 2018년 이탈리아, 2019년 독일에서 진행했고, 내년엔 프랑스에서 한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발레ㆍ오케스트라 등 문화 행사 400여 건으로 구성돼있다. 러시아 국립박물관 특별 전시회, 러시아 영화 축제, 러시아 스타들의 콘서트, 청소년 공연, 현대예술ㆍ전통문화ㆍ사진ㆍ패션ㆍ문화산업ㆍ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도 러시아 정부가 주도하는 러시아 최대 문화 행사다. 매해 11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일원에서 열린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표트르 대제가 건설한 제정 러시아의 수도로 러시아 문화ㆍ예술ㆍ교육ㆍ철학의 심장으로 불린다. 대문호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배출한 도시로, 인구는 약 500만 명이며,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푸틴 대통령과 메데베예프 총리 등 정관계 주요 인사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출신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수도 모스크바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러시아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은 전체회의와 분과회의 14개(발레ㆍ회화ㆍ영화ㆍ박물관 등)로 구성된다. 문화ㆍ예술 행사와 비지니스 포럼, 메세나 협의가 열린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 전경.

문체부, 공식인증제도로 ‘민간ㆍ지자체 문화 교류’ 지원

문체부는 한ㆍ러 문화 교류 확대를 위해 정부 주도 사업뿐만 아니라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교류 사업을 적극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한-러 문화 교류의 해 공식 사업 발굴을 위한 공모를 시행하고, 선정한 사업에 공식인증제도를 시행해 후원 명칭과 슬로건(한국어: 우정과 신뢰로 함께 빚는 미래, 러시아어: Дружить. Доверять. Действовать), 로고(추후 발표)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이 인증 사업들에 문체부와 관련기관 홈페이지, 정부 매체 등을 이용해 홍보 지원 하는 등, 공신력 있는 사업으로 진행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또, 한ㆍ러 지자체 간 협력도 지원하기로 했다. 지자체 문화 교류ㆍ협력 사업 발굴을 위해 내년 2월 국내 지자체가 참여하는 ‘한-러 상호 교류의 해’ 준비회의를 열기로 했고, 6월에는 울산에서 제3차 한ㆍ러 지방협력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한ㆍ러 지방 협력 포럼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러시아 동방경제 포럼과 함께 한ㆍ러 교류ㆍ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제1회 한ㆍ러 지방 협력 포럼은 2018년 포항에서, 2회는 올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렸다. 3회 포럼은 울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한-러 상호 문화 교류의 해를 맞아 두 나라 국민들이 다양한 장르별로 두 나라 문화의 진수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 이로써 두 나라 관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게 지자체와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와 인천시 업무 협약.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인천, 내년 ‘자매결연’ 결실 긍정적

인천은 남ㆍ북ㆍ중과 남ㆍ북ㆍ러 경제협력으로 대표하는 북방경제협력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중국과 교류 협력은 이미 뗄 수 없는 관계에 진입했고, 최근 러시아와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러일전쟁 때 러시아 함대 바라야크함이 인천 앞바다에 침몰했고, 인천시가 민선5기 때 바라야크함 기를 러시아에 장기간 전시하면서 인천과 상트페테르부르크간 협력이 싹텄다.

인천 연안항엔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이 들어섰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엔 올해 인천광장이 개장했다. 그리고 올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 인천시를 방문해 경제ㆍ문화ㆍ의료 등 다방면에서 교류ㆍ협력을 증진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북한 남포시와 자매도시인데, 남포ㆍ인천ㆍ상트페테르부르크 간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인천이 러시아와 북방 경제 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외교부도 한ㆍ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자체 간 협력을 확대ㆍ강화하는 데 적극적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는 인천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간 협력 강화를 위해 내년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의 인천 방문을 추진하고, 이에 대한 답례로 인천시장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방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방경제 협력에서 중앙아시아를 빼놓을 수 없는데, 중앙아시아와 교역에서 러시아는 선린우호 관계를 유지해야하는 핵심 국가다. 바다가 없는 중앙아시아의 지리적 여건상 철도로 물류를 연결하는 게 효율적인데, 이 경우 러시아와 협력은 필수다.

특히, 중앙아시아 5개국의 중심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은 인천과 관련이 깊다. 인하대학교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타슈켄트인하대(Inha University of Tashkent)를 운영하고 있고, 가천대길병원은 의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또한 인천과 경제 협력이 긴밀하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 호감도가 상당히 높은데, 그 선두에 인천이 있다. 우즈베키스탄 경제자유구역 12개 중 5개가 인천경제자유구역과 교류ㆍ협력 MOU를 체결했고, 인천경제청이 안그레경제자유구역을 직접 개발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맞춰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에서 안그렌경제자유구역 위ㆍ수탁 운영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기도 했다.

인천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간 교류ㆍ협력은 한ㆍ러 간 경제 협력의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지자체 간 촘촘한 우호관계 형성은 북방경제의 또 다른 시장인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 KPF 디플로마 러시아전문가’ 과정 참여 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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