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 전 인천경제청장 명퇴 지연, 형지그룹 때문?
김진용 전 인천경제청장 명퇴 지연, 형지그룹 때문?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9.12.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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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 특혜 논란으로 신원조회 길어지며 명퇴 지연
김진용, “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의결사항 따랐을 뿐”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신청한 명예퇴직이 ‘형지그룹 특혜’ 논란으로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공직자가 명예퇴직 신청 시 신원조회를 하게 돼 있는데, 특혜 논란으로 명퇴 승인이 예상 외로 길어지고 있다. 시 감사관실은 더 들여다보고 있고, 김 전 청장은 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의 결정을 집행한 것이라며, 명퇴 승인 지연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시 감사관실이 들여다보는 부분은 패션그룹 형지가 송도국제도시에 글로벌 패션복합센터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특혜 의혹에 김 전 청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이다.

인천경제청은 형지 특혜 의혹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행정적 착오’는 있었지만, 행정 착오가 실현되지 않고 바로잡고 있기 때문에 특혜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형지 특혜 의혹은 토지매각 방식이다. 형지가 매입한 토지는 2000년 9월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로 지정 된후, 2003년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자법)’이 중복 적용됐다.

인천경제청은 당초 매각할 때 경자법인 특별법이 우선하다고 보고 감정가로 매각한 부분에 대해서는 형지가 일반 분양(처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종 법률자문 결과 경자법보다 산집법이 우선 적용된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인천경제청이 법을 어기고 형지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은 형지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산집법이 경자법 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행정착오라고 했다.

경제청은 그 뒤 위법사항을 바로 잡기 위해 형지 측에 준공 후 5년간 처분을 목적으로 하는 분양이 제한된다고 통보했다. 경제청은 또 분양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했으며, 형지 또한 임대분양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김진용 전 청장의 비위 논란은 이 계약 과정에서 김 전 청장이 형지로부터 일정한 혜택을 입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여기다 당시 계약을 주도한 이종철 전 인천경제청장이 형지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어 논란은 가중됐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김진용 전 청장은 명퇴 지연을 납득하기 어렵고, 특혜 논란 또한 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의 결정을 집행한 일일뿐인데 이제와 문제 삼는 것은 명퇴를 지연하기 위해 다분히 고의성이 짙다고 주장했다.

우선 김진용 전 청장은 “형지그룹이 당초 계약 후 5년간 계약사항을 이행하지 않자 환매(시가 되사는 것) 등의 방안을 검토했다. 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위해 환매해서 사업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한지, 아니면 계약조건을 바로잡는 게 타당한지 정무적 판단을 한 뒤 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에 의견을 올렸고, 인천경제청은 위원회 결정대로 집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형지가 사업을 계속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해 2018년 10월 11일 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의결을 거쳐 계속 추진하게 됐다”며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해프닝”이라고 부연했다.

김 전 청장은 자신의 명퇴 지연 행정처리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공공감사에 관한법률과 감사원법에 조사 중이거나 감사 중인 (공직자 비위)사항에 대해서만 명퇴가 안 된다. 그런데 저는 조사 중이거나 감사 대상이 아닌데 (처리를)안 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 “시 규칙에도 ‘내사중이 사안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명퇴를 제한하는데, ‘내사중’이라는 게 자의적이다. 중징계의 경우 조사를 해봐야 아는 것이지 않나. 시의 명퇴 승인 지연은 다분히 고의적이고, 자의적이라는 판단을 지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거구는 연수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제자유구역청장을 지낸 만큼 을선거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청장은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되는 17일 전에 공직을 그만두기 위해 명퇴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명퇴 지연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시 감사관실 조사 결과 비위 혐의가 드러나면 김 전 청장은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반대로 별다른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시는 고의적이고 정치적인 명퇴 지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 전 청장은 올해 5월 경제청장을 그만 두고 현재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시에서 공무국외훈련(교육) 중인데, 6일 귀국해 자신에게 씌워진 비위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