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분석, 역외소비 349억 감소 역내유입 634억원
슈퍼마켓 등 전년보다 2211억 증가, 고용 1.7% 증대
인천e음 1억 투입하면 부가세 2.9억 발생 ‘재정 효자’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지역화폐 인천e음의 지역경제 활성화 기능이 탁월한 것으로 입증됐다.

인천e음카드.

인천대학교와 인천연구원,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각각 조사ㆍ연구한 결과를 보면, 인천e음이 인천의 역외소비를 낮추고 골목상권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했으며, 재정 ‘승수 효과’ 또한 약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고로 ‘승수 효과’는 어떤 경제 요인의 변화가 다른 경제 요인의 변화를 유발해 파급적 효과를 낳고 최종적으로는 처음 몇 배의 증가 또는 감소로 나타나는 총 효과를 의미한다.

11월 말 기준 인천e음카드 발행인 수는 92만1750여 명(발행카드 약 112만장)에 달하고, 발행액은(=충전액)은 1조3724억 원이다. 사용(=결제)액은 1조4018억 원으로, 정부가 발행한 지역화폐 2조3000억 원의 61%를 차지했으며, 2017년도 인천시 GRDP(지역내총생산) 89조 원의 약 1.6%를 차지했다.

인천e음은 53%에 달했던 인천의 역외소비율을 낮추고, 역내 소비 유입을 늘려 인천에서 생산한 부가가치가 다시 인천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발표를 보면, 국내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할 때 인천의 감소 폭은 더 큰 것으로 드러났고 국내 대형마트 매출이 반등해도 인천은 계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돼, 인천e음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연구 용역과 조사로 인천e음 효과가 공식 확인됐다.

우선 인천연구원이 올해 5~8월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천의 역외소비가 349억 원 감소했다. 반면, 서울과 경기 등 외부에서 유입된 소비는 634억 원으로 조사됐다.

골목상권도 살아났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와 백화점,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에서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으로 대체된 소비액이 약 24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인천e카드 효과는 시가 인천대(양준호 경제학과 교수)에 의뢰해 실시한 인천e음카드 성과 분석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2019년 9월 기준)에서도 입증됐다.

인천대가 국세청 신고 납세 기록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천에서 올해 슈퍼마켓과 편의점 결제액은 전년보다 2211억 원 증가했다.

인천e음카드는 특히 유효 수요 창출을 위한 소비 진작(振作)에도 기여했다. 2018년 90%이던 한계소비성향(평균 월 소득 대비 소비 비율, 패널조사)는 올해 96%까지 상승했다. 한계소비성향은 가계가처분소득 중 소비에 사용하는 비율로, 인천e음카드가 유효 수요 창출에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인천e음카드는 고용창출에도 기여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고용은 경기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데, 인천e음카드 발행 후 8월 기준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고용이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인천e음카드 주 사용처인 일반음식점ㆍ유통업ㆍ병원ㆍ학원 등은 취업ㆍ고용계수가 평균 이상인 업종으로, 매출 증대가 고용 증대로 이어졌다. 특히, 인천e음카드 세수 증대 효과는 투입 대비 승수 효과가 3배에 달할 정도로 탁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대가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중소상인이 납부한 부가가치세는 2018년보다 744억 원 증가했다. 이 기간에 인천e음카드 캐시백 등 투입비는 300억 원이 채 안 될 때였다.

시와 인천대는 올해 부가가치세 증가 규모가 약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가 올해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인천e음에 투입한 돈은 약 730억 원으로, 부가가치세가 2000억 원에 이를 경우 세수 발생 재정 승수효과는 2.7배에 달한다.

이 같은 승수효과는 인천연구원 조사에서도 입증됐다. 인천연구원이 올해 5~8월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시가 이 기간 419억 원을 사용했을 때 발생한 파급효과는 1233억 원이다, 재정지출 승수효과가 약 3배라는 이야기다. 파급효과는 인천 역외소비 감소액 359억 원, 서울과 경기 등 역외에서 유입된 소비액 634억원, 대형마트 등 역내 소비 대체 효과 240억 원을 합한 금액이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발표 자료에도 인천e음 효과는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마트 등 대형소매점 올해 7~9월 평균 매출액은 7월 6.7% 감소, 8월 4.8% 증가, 9월 3.6% 감소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인천은 7월 19.7% 감소, 8월 7.4% 감소, 9월 16.6% 감소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가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한 인천e음 사업예산 838억 원 중 51억 원을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삭감해 예산결산위원회에 넘겼다. 내년 인천e음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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