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간부 “제 때 밥 먹을 시간 없이 쫓겨온 삶 서러워 눈물”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근무 중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유품에도 ‘컵라면’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박세민 금속노조 노동안정보건실장이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한국지엠 사망 비정규직 노동자의 유품들.(출처 박세민 실장 SNS)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박세민 금속노조 노동안정보건실장은 유족들과 함께 공장 안으로 들어가 유품을 수령했다.

유품을 확인한 박 실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직접 가져다 주겠다는 사측 직원들을 뿌리치고 직접 수거하겠다며 고인이 쓰러진 대기실로 갔다”며 “유품이 이미 쇼핑백과 박스에 담겨 있었고 유품을 하나하나 꺼내다 눈물이 울컥 났다”고 적었다.

이어 “구의역에서 일하다 사망한 김 군의 유품에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 씨의 유품에도 있던 컵라면이 있었다”며 “제 때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쫓겨온 노동과 삶이 서러워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사망한 비정규직의 유가족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사정 때문에 경제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잔업까지 10시간 일하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밤 12시인데 그렇게 한 달을 생활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는 “국민 혈세 8100억 원을 지원받은 한국지엠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열악한 노동 환경과 고용 불안으로 내몰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등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동 대응을 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전 8시께 한국지엠 부평공장 도장부 사무실에서 40대 비정규직이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쓰러진 비정규직은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사망한 비정규직은 당일 직무교육을 받기 위해 출근했으나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구토 증상을 보여 휴식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는데,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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