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국, 5개 실·과 신설’담은 조직개편안
내부 논의 4대4 표결로 본회의 부의 않기로
남동구 “수정안 만들어 재의 요청할 것”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인천 남동구가 입법 예고한 조직개편(안)이 구의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부결됐다. 남동구는 수정안을 만들어 재의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남동구의회 전경(사진제공 남동구의회)

남동구의회는 2일 열린 260회 2차 정례회 1차 총무위원회 회의에서 구가 제출한 ‘남동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조직개편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직개편안을 사실 상 부결시킨 것이다.

앞선 지난달 1일 구는 정책기획·환경교통국과 대변인실, 체육진흥·여성가족·방재하수·치매정신과 등 2개 국과 5개 실?과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했다. 당시 구는 조직개편 이유로 대?내외 행정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을 사유로 들었다.

이날 구의회 총무위는 조직개편안의 여러 문제들을 지적하고 내부 논의를 거쳤으나, 4대4 동수로 의견이 갈려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황규진(더불어 민주당, 남동나) 구의회 총무위원장은 “개편안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구에서 제출한 국과 실?과 명칭 등에 몇몇 의원들의 반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명칭문제를 포함해 대변인실 신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지적도 있었다. 현재 홍보미디어실 체제로 운영하는데 무리가 없음에도 대변인실 신설은 과하다는 것이다.

대변인실 신설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선 황 위원장은 “의원들의 지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직개편은 단체장 권한으로 의회는 조직 신설은 물론이고 통폐합을 할 수 없다는 법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일부 의원들의 ‘대변인실을 타 부서와 합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의회가 임의로 조직개편안을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회가 예산 심의 시 삭감은 할 수 있지만 증액은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신동섭(자유한국당, 남동라) 의원은 “작은 지방 정부를 지향하는 추세인데, 대변인실 등을 만들 이유가 없다”라며 “부서의 역할과 명칭도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다. 동의할 수 없는 개편안이었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남동구청이 지난 달 1일 입법예고한 조직개편안

그동안 시·군·구별 지방자치단체가 기구(국)를 늘리기 위해선 기구 설치 기준의 범위 내에서 행정안전부장관의 기구 증설 가능단체 통보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30일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이 공포되면서 이번 조직개편안 추진이 가능해졌다.

구가 국과 실?과 증설과 함께 승진 등 대규모 인사 이동을 예정해 둔 터라 이번 조직개편안 부결을 두고 뒷말이 무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는 의원들의 지적을 반영한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의회의 결정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의원들의 지적을 반영해 수정안을 제출하겠다. 오는 9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동구의회는 이 같은 전례가 있다. 지난 9월 ‘남동구민축구단’ 관련 조례안을 상임위인 총무위원회가 6대 2로 부결했으나, 일부 의원이 수정 발의했고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황 위원장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구에 통보한 상태”라며 “구 집행부가 새로운 수정안을 제출한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면 진행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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