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피플] “인천 유일 예술영화관 ‘영화공간 주안’으로 오세요”
[인천피플] “인천 유일 예술영화관 ‘영화공간 주안’으로 오세요”
  • 류병희 기자
  • 승인 2019.11.29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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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영화공간 주안’ 심현빈 관장 인터뷰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예술영화관’
“‘좋은 영화’는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과 같다”
영화관이 ‘소외’를 조명하는 곳으로 그 역할 다 할 것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최근 ‘영화공간 주안’은 의미있는 영화제를 개최했다. 지난 15일부터 3일간 ‘대한민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제8회 스웨덴 영화제’가 영화공간 주안에서 열렸다.

15일 개막식에서는 100여 명의 관계자·시민들이 참석했으며, 주한스웨덴대사를 대신해 이상균 명예영사가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이번 영화제는 상영된 스웨덴 영화 7편과 다큐 1편을 통해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관계를 돌아보고, 스웨덴 사회의 이슈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영화공간 주안’은 그동안 예술영화는 물론 시민문화프로그램과 여성, 인권, 장애인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행사를 개최하는 장소로 개방을 하고, 흔히 말하는 ‘상업영화’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담아내기 위한 ‘큰 그릇’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07년 국내 지자체가 출연한 최초의 예술영화관으로 탄생한 ‘영화공간 주안’은 지금까지 10여 년을 유지하면서 인천 시민뿐만 아니라 국내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제법 알려져 있다.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영화공간 주안 관장인 심현빈 씨를 만나 영화공간과 지역사업, 본인의 생각 등 이야기를 들어봤다.

심현민 '영화공간 주안' 관장
심현민 '영화공간 주안' 관장

‘배리어 프리’ 영화제 등 지속 추진할 것

이번 스웨덴 영화제는 올해 8회째를 맞이했다. 지난해에는 스웨덴의 유명한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을 회고하는 특별상영회를 개최했다.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는데, 주말에만 200여 명 이상이 찾아 북적북적했다. 올해 영화제도 그만큼의 성과를 내서 기분이 흡족하다.

올해 영화공간 주안에서는 인천여성영화제를 비롯해 독립영화제, 인권영화제 등을 개최했다. 그리고 시민들을 위한 크고 작은 영화제를 주로 하고 평소에는 흔히 접하지 못하는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선별해 상영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인권영화제가 기억에 남는데, 주안미디어축제와 함께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영화제를 진행한 적이 있다. 시각·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공간을 열고 화면해설 등 시청각 작업을 거쳐 상영을 했는데 다들 너무 좋아하셨다.

모든 사람들이 불편함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비장애인 중심으로 사회 구조가 공고화 되지 않았나.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한 배려가 그 사회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장애인을 위한 문화사업을 지속적으로 기획할 예정이다.

‘영화공간 주안’은 2007년 설립됐다. 당시 미추홀구에서 매입해 국내 최초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예술영화관이 됐다. 당시 박우섭 전 구청장이 문화사업에 대한 애착이 크셨다. 그래서 학산소극장도 만들어 주민들에게 연극 등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게 했고, 예술영화관도 여는 등 미추홀구 주민들에게는 굉장한 공간이다.

나는 올해 1월부터 영화관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나름 공채다.(웃음) 영화관은 미추홀구 출연 공유재산이고 미추홀구시설관리공단이 운영권을 맡은 수탁기관이다. 그 전에는 학산문화원에서 관리했다.

'영화공간 주안'은 인천여성영화제, 독립영화제, 인권영화제 등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공간 주안'은 인천여성영화제, 독립영화제, 인권영화제 등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교실’ 처음 제안

나는 도서관에서 사회생활을 오래했다. 인천 동구 화도진도서관 등에서 30년 가까이 일을 했고, 정년을 몇 년 앞둔 2016년에 명예퇴직을 했다.

그만 둘 당시 시각장애인실에서 근무를 했다. 그리고 그 분들과 많은 교감을 느꼈다. 사회활동을 좀 더 폭넓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공무원 신분으로 활동의 폭을 넓힐 수 없다. 그리고 은퇴 후를 생각하니 도서관에서만 있다가는 좀 후회될 것 같아서 나름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도서관은 내 삶의 거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다. 생각을 키워준 소중한 공간이다. 동구가 지역적으로 좀 낙후하고 열악하지 않나. 90년대를 생각하면, 한부모 가정이라든지 맞벌이 가정 등이 많아 동네 아이들이 방과 후에는 거의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방과후 교실’을 제안한 적이 있다. 지역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했다는 점에서 스스로도 뿌듯했다.

처음에 했던 교육프로그램은 류미애 도예가를 초청해 무료로 진행한 도예교실이다.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한 모범사례가 됐고, 화도진도서관이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도 남겼다.

도서관을 그만두고 인천지역사회교육협의회 사무국장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일했다. 현재도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3대에 걸쳐 인천에서 살고 있는 인천 토박이다. 나고 자라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한 적이 없다. 학교도 모두 인천에서 다녔고, 고향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일을 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

심현빈 관장은
심현빈 관장은 "좋은 영화는 맛있는 음식과 같다"고 말했다.

“‘좋은 영화’는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과 같다”

평소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도서관에 근무할 때도 자료실에서 빌려 많은 영화를 봤고, 주로 작품성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골라서 봤다.

어느 날은 영화를 몰아서 보기도 한다. 영화를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감이 커서 다른 생각을 못할 정도로 집중한다. 마치 맛있는 밥을 한 끼 먹고 뒤돌아서면 ‘맛있다’는 생각이 들 뿐 ‘뭘 먹었지’라는 생각할 때와 비슷하다.

대리만족이지만 영화를 보면 만족감이 클 경우 감정만 남고 어떤 이야기였는지 잘 생각이 안날 때도 있다. ‘좋은 영화’를 보면 기분이 좋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학창시절에 많이 본 것 같다. 지금도 좋은 영화들이 많은데, 당시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와 나는 혜택받은 세대라고 생각한다.

인천은 서울보다 영화산업이 번성했다. 대표적인 영화관은 미림·오성·문화·현대·애관 극장 등 10개 이상의 극장이 성업을 했고, 현재는 거의 사라져 큰 아쉬움이 든다.

옛날 극장에서 본 영화 중 지금도 아끼고 추천하는 영화가 있는데, 영화배우 비비안 리가 주연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당시 영화관은 처음으로 돌비 음향이 도입될 때여서 좋은 음향에 큰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비비안 리의 표정과 연기를 잊을 수가 없는데, 지금도 가끔 보면 눈물이 난다. 그 유명한 대사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라는 대사를 가끔 머리 속으로 되뇌곤 한다.(웃음)

그리고 작품성이 높은 영화 벤허(Ben-Hur)와 쿼바디스(Quo Vadis), 애수(Walterloo bridge) 등도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영화공간 주안'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옛 시민회관 사거리 인근에 있다. (사진제공 영화공간 주안)
'영화공간 주안'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옛 시민회관 사거리 인근에 있다. (사진제공 영화공간 주안)

“스크린에서 보는 영화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현재 영화공간은 상업적인 흥행을 기대하는 영화로 채워져 있다. 그렇지 않은 좋은 작품들도 많다. 책도 ‘베스트셀러’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책이 비교적 잘 팔리지 않는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래도 책은 도서관이나 서점에 진열돼 찾아가면 골라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보다는 환경적으로 나은 것 아닌가. 영화도 물론 디지털 작업을 통해 개인 컴퓨터와 케이블방송, 휴대폰 등을 통해서 볼 수 있지만, 스크린에서 보는 것과는 감동 자체가 다르다.

그런 점에서 영화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많아 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영화는 스크린에서 봐야 제 맛이 난다. 영화공간 주안은 다양하고 소외되고 메시지가 있는 작품들을 선별해 시민들에게 의미있는 전달을 앞으로도 계획할 예정이다.

영화공간 주안을 찾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매니아’층이 많다. 국내 각지에서 찾아오기도 한다.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주로 예술영화만 감상하는 사람들도 많다.

인천 시민들 중에도 아직 영화공간 주안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홍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인천자활광역센터와 협약을 맺고 자활대상자 교육을 영화를 통해 하기도 한다.

또 봉만대 영화감독이 하는 ‘북씨네’를 진행한다. 책으로 나온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작품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미추홀구 15개 기관과 협약을 하고 청소년·노인·장애인 등과 보다 함께 할 수 있는 기획을 준비 중이다. 좋은 것은 함께 나눠야 하고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보다 윤택한 삶의 질을 느끼길 원한다.

영화공간 주안은 앞으로도 ‘소외’를 조명하고 인천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그 역할을 다 하겠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