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청장, “새가 높이 멀리 날기 위해서는 몸이 가벼워야 한다”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내년 4ㆍ15 총선(=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을 약 4개월 앞두고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인천시에 명예퇴직을 신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진용 전 인천경제청장은 지난 5월 경제청장을 그만두고 현재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시에서 국외 직무훈련 중이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5일 시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김 전 청장은 시에 명예퇴직을 신청할 때 하와이에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른 곳으로 ‘떠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골공’ 이라는 제하에 “새가 높이, 멀리 날기 위해서는 몸이 가벼워야 한다. 몸 틀을 잡는 뼈, 그 사이와 속마저 비워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세상에서 가장 높이 나는 새는 루펠 대머리수리(Gyps rueppelli)인데, 1973년 11월 29일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Cote d'lvoire) 아비장(Abidjan) 상공 1만1300m 높이에서 민간항공기와 충돌했다고 휘태커 연감(Whitaker's Almanac)은 말하고 있다. 자신을 비우는 것, 떠남의 준비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김 전 청장은 민선6기 유정복 전 시장 임기인 2017년 9월 인천경제청장으로 임명됐다. 그 뒤 박남춘 시장 취임 후 청라국제도시 'G-시티' 사업을 두고 청라 주민들과 갈등하면서 지난 5월 초 사퇴하고 다시 인천시(2급 이사관)로 복귀했다.

시는 김 전 청장이 명예퇴직을 신청함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김 전 청장의 명예퇴직 수용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직자 퇴임 시 신원조회가 필요하기에 약 한 달 정도 걸릴 전망이다.

김 전 청장의 명퇴 신청은 정치권에서도 관심이다. 내년 총선은 4개월여 앞으로 다가 왔고,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달 17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진용 전 청장은 인천경제청장을 지냈고, 연수구청에서도 오랫동안 몸담았던 만큼 연수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청장이 경제청장을 그만둘 때 청라에선 주민들과 갈등했지만, 오히려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주민들이 그의 퇴임을 반대하는 시민청원을 내는 등 김 전 청장을 옹호하는 분위기였다.

아울러 김 전 청장이 명퇴를 신청한 배경에는 자유한국당 안상수(중구ㆍ동구ㆍ강화군ㆍ옹진군) 국회의원과 일정한 의견 조율을 거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진용 전 청장은 안상수 의원과 같은 충청 출신 인사다. 김 전 청장은 당진 출신이고, 안 의원은 태안 출신인데, 김 전 청장은 안상수 의원이 민선 3~4기 인천시장을 지낼 때 안 시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이 때문에 김 전 청장이 유정복 전 시장 때 경제청장으로 임명될 당시에도 안상수 의원과 유정복 전 시장이 의견을 조율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한편, 김진용 전 청장이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한국당이 가능성이 높고, 지역구는 연수갑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 전 청장을 옹호했던 송도국제도시가 연수을에 해당하지만 현역으로 민경욱 의원이 버티고 있어 여의치 않은 반면, 연수갑의 경우 사실상 무주공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연수갑의 경우 현재 한국당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호 전 연수구청장의 출마가 유력했는데, 이 전 청장의 부인이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휘말리면서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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