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역사관계 무시하는 셈, 미국 동아시아 정책 관점 드러나”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 문양의 휘장이 사용돼 미군에 설명·사과를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에 본부를 둔 미군이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관계를 무시하고 일본 전범행위를 상징하는 도안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부평 캠프마켓에는 행정동으로 추정되는 건물 안내판에는 ‘주한미군 403 야전지원여단’의 휘장이 표시돼 있다. 이 휘장은 욱일승천 문양 배경에 일본 신사로 보이는 건물이 그려져 있다. 테두리에는 태극 문양이 나타난다. 가운데는 작은 원이 있고 이 안에는 영어 대문자로 MAINTAINING(유지·관리)와 THE WARRIORS(전사)라고 상하로 나뉘어 쓰였다.

주한미군 403 야전지원여단’ 휘장.(출처 위키피디아)

이 같은 휘장은 지난 10월 30일 진행한 부평캠프마켓 시민투어에서 발견됐다.

당시 행사에 참여한 이재병 전(前) 인천시의원은 휘장을 두고 “최근 미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문제를 일본 측 입장에서 해석하고 편드는 상황도 그렇고, 미국이 예전부터 동아시아 정책을 일본에 중심에 두고 한국을 종속변수로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또 “이것은 한국의 국권과 국민들의 감정을 고려한 적이 없다는 증거이며 한국에 상당히 무례한 행동이다. 만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부대의 휘장이 거북선이나 이순신 장군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면 일본 입장에서도 기분 나쁠 것”이라며 “주한미군이 한국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평 캠프마켓에 설치된 일본식 휘장.

특히 캠프마켓은 일본의 무기공장 조병창이 있던 자리이다. 일제의 가혹한 수탈로 수많은 조선인이 희생당한 현장이었던 만큼 이 휘장이 갖는 문제는 더 크다.

‘미육군403야전지원여단’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에 군수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부대이다.

남달우 인하역사문화 소장은 “403야전지원여단은 1986년 만들어져 대구(캠프헨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 이 여단은 1994년 부평 캠프마켓에 미군 지원 시설을 만들었다. 캠프마켓에는 이때부터 이 휘장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