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칼럼] 황교안 대표 단식에 자영업자들이 분노하는 이유
[신규철 칼럼] 황교안 대표 단식에 자영업자들이 분노하는 이유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11.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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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

[인천투데이]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단식을 하고 있다. 오늘(22일)이 3일째란다. 단식 장소도 단식 목적도 오락가락이다. “우리의 대한민국 국민여러분께서 지켜주십시오!” 단식농성장 앞에 내걸은 황 대표의 요구다. 이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의로운 애국지사 같다. 그런데 많은 국민은 과연 누구를 위한 단식인지 묻고 있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소미아’ 종결 여부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가 대한민국의 안위를 걱정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자리를 염려하는지, 국민들은 그 속을 꿰뚫어보고 있다.

그가 단식놀음에 매달려 있을 때, 자신의 생존권에 사활을 건 자영업자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복합쇼핑몰과 노브랜드마켓 등 재벌대기업들의 무차별 진출로 골목상권이 붕괴되고 있다고 절규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대형마트 수는 526개이며, 대기업슈퍼마켓(SSM)은 1000개가 넘는다. 여기에 대형마트 20~30배 규모의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146개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대형마트는 인구 15만 명당 한 개면 충분하며, 전체 270개이면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견줘보면, 대기업들의 과당 경쟁으로 전통시장ㆍ슈퍼마켓ㆍ음식점ㆍ의류점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새우 등 터지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매해 소상공인 83만개가 폐업하고 있다. 골목 상인들에게 생존의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한시가 급하다.

자영업자들은 ‘황교안 대표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들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들을 국회가 즉각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금은 단식이 아니라, 도탄에 빠진 민생을 돌볼 때라고 말이다. 이들은 지난달에 상인단체 110여개 참여한 ‘전국 중소상공인 유통법 개정 총연대’를 발족시키고 토론회와 궐기대회, 여야 정당 대표 면담을 진행했다. 이달 14일부터는 국회 앞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정의당 윤소하,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모든 정당 원내대표가 복합쇼핑몰 규제와 유통산업발 전법 개정을 서약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에 안건 상정조차 못했다. 벌써 3년째다. 민생은 여야 모두 단골메뉴다. 하지만 민생 법안은 첫 문턱도 넘지 못한다. 그래서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잘 믿지 않는다. 이러한 국민 기만이 반복되다 보니 정치 외면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국민이 정치를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정치인들은 더 좋아한다. 그래야 자신들만의 리그가 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깨어 있어야한다. 600만 자영업자도 깨어나야 한다.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누가 거저 지켜주지 않는다. 밥 먹여주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권자인 시민이 정치에 개입하고 요구해야한다. 그래야 그 과정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 수 있는 판단기준이 생긴다. 내년 4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4년에 딱 한 번 주인 대접받는 날이 온다. 지금부터 주인 역할을 제대로 해서 가짜와 진짜를 가려야한다. 그래야 내 밥그릇과 시민의 권리를 지키고 키울 수 있다.

한국당이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민생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600만 자영업자의 따끔한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만일 이런 민생 절규가 들린다면, 황교안 대표는 지금 당장 단식을 걷어치우고 본연의 임무인 입법 현장으로 복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