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행감서 “평일 이용 왜 못하나” 질문에
“안전사고 예방ㆍ구조훈련 때문” 엉뚱한 답변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시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박태환수영장 다이빙 풀 평일 이용 중단’ 사유를 묻는 질문에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지난 18일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국환 의원이 박규웅 건강체육국장에게 '박태환수영장' 운영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인천시의회 인터넷방송)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11월 18일에 시 건강체육국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김국환(민주당, 연수3) 의원은 박규웅 건강체육국장에게 “지난 5월 박태환수영장 다이빙 풀에서 선수가 다이빙 훈련을 하다가 점프대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라며 응급조치 매뉴얼 유무와 재발방지 대책을 물었다.

박 국장은 “응급조치 시설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고 이후로 다이빙 풀에서 119구조대가 평일 구조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래서 주중에는 시민들이 이용을 못하게 하고 주말에만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답했다. 묻지도 않은 것까지 답한 셈이다.

이에 김 의원은 “11월 11일부터 시민들이 평일에는 이용을 못하는데, 왜 그런가. 시민들은 주말에만 이용하나?”라고 물었다.

박 국장은 “다이빙 풀에서는 수중재난 구조 훈련을 실시하는데, (민간에서 운영하는 스킨스쿠버) 강의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충돌 우려가 있다. 그래서 주말에만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박 국장이 답을 제대로 못한 가운데, 배석한 곽희상 시체육회 사무처장은 “평일 다이빙 풀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스킨스쿠버) 산소통 때문이다. 산소통 때문에 바닥 타일이 깨진다. 또, 산소통 충전을 실내에서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거들었다.

평일 이용을 중단시킨 박태환 수영장 다이빙풀.

하지만, 인천소방본부와 다이빙 풀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확인해보니 시와 시체육회가 밝힌 사유는 사실과 사뭇 다르다.

인천소방본부는 수중 구조 훈련을 위해 박태환 수영장을 이용하고 있지만, 평일 내내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일정표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만 훈련한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구조대 훈련 때문에 시민들이 평일 이용을 못한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 훈련은 기간과 시간을 정해서 한다”라며 “보통 구조 훈련은 훈련자가 근무 비번일 때 가서 하며, 긴 시간을 하지 않는다. 12월에는 하루 정도 일정이 있으며, 올해 나머지는 확정된 훈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11일 이후 평일에 시민들이 이용을 못하게 한 것은 언제까지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시체육회는 11일부터 다이빙 풀 평일 이용을 중단하면서 기한을 공지하지는 않았다.

다이빙 풀을 이용하는 연수구민 A씨는 시와 시체육회의 답변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박태환수영장 다이빙 풀은 국제 공인을 받은 강사만 입장할 수 있다. 이때 스킨스쿠버를 배우는 사람들이 함께 입장할 수 있고, 강사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며 “공인된 강사는 심폐소생술ㆍ응급처치ㆍ산소통 공급 자격 등이 있어야한다. 전문가다. 다이빙 훈련 사고와 스킨스쿠버는 기본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빙 선수 사망 사고와 평일 이용 중단은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산소통 안전과 관련해 박태환수영장은 기본적으로 외부에서 산소통을 충전해 사용한다. 충전시설 자체가 없다. 그리고 바닥에는 매트가 있기에, 타일이 깨져서 평일 이용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면 주말에도 이용을 못하게 하고 스킨스쿠버 실내 훈련을 전면 금지해야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구조대 훈련을 할 때 다이빙 풀에 선을 긋고 사용한다. 함께 사용하면서도 문제없었다. 시와 시체육회가 궁색한 답변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산소통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산소통이 터져 위험하다는 국내 사례가 없다”고 했다.

박태환 수영장 다이빙풀은 11월 11일부터 주중에 이용할 수 없다는 공지를 갑자기 올렸다. 사유는 '수영장 사정' 때문이라고 올렸다. (이미지출처 박태환수영장 홈페이지)

<인천투데이>는 11월 8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시체육회가 박태환수영장을 일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일 이용을 중단한 11일 이후 확인해보니, 다이빙 풀은 재난 구조 훈련 등 공공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냥 방치돼있었으며, 관련 규정 없이 시민 이용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의 어이없는 태도로 개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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