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무대는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사랑이야기
12월 1~8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서

[인천투데이 이승희 기자] 지난 2년간 ‘창작극 개발 프로젝트’로 개항 이후 인천의 근현대사를 그려낸 인천시립극단(예술감독 강량원)이 두 번째 프로젝트로 ‘고전의 현대화 시리즈’를 시작한다.

‘고전의 현대화 시리즈’는 시대 흐름에도 그 가치가 바라지 않는 ‘고전’에 다시 주목한다. 고전이 던지는 메시지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인천시립극단 '클레오파트라' 공연 연습 장면.(사진제공 인천시립극단)

그 첫 무대의 주인공은 역사를 바꾼 위대한 여왕 ‘클레오파트라’다. 그녀를 사랑한 로마 영웅 두 명으로 더 유명해진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조국을 가장 사랑한 정치가이자 지략가였다.

인천시립극단은 그녀의 삶을 웅장한 형식과 아름다운 대사로 되살린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바탕으로 한 나카야시키 노리히토의 ‘클레오파트라’를 선택해 무대에 올린다.

일본 극단 카키쿠우캬쿠를 이끄는 극작가 나카야시키 노리히토는 3시간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간결하고 현대적인 문장으로 재탄생시켰다. 일본에서는 여성 캐스팅으로만 막을 올렸으며, 당시 제목은 ‘미주(迷走, 길을 잃은) 클레오파트라’였다. 남성 중심 가치관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상황을 개척해나가는 클레오파트라의 여성상을 부각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어로 번역해 공연할 이번 작품은 침략전쟁의 한복판에서 권력과 명예, 타인의 이목과 평가를 뒤로하고 사랑을 선택한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대를 알 수 없는 모호한 공간 속에 덧입힌 폭력과 욕망이 생음악으로 진행하는 3인조 밴드의 연주를 만나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더한다.

인천시립극단 '클레오파트라' 공연 연습 장면.(사진제공 인천시립극단)

연출을 맡은 강량원 예술감독은 “전쟁으로 인해 파괴되는 인간 본성과 사랑에 취한 인간들이 혼돈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평화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요즘, 이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더욱 소중하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2월 1일부터 8일까지(월요일 제외)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전석 2만 원이며, 청소년은 50% 할인, e음카드 소지자는 20% 할인된 금액으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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