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군ㆍ구 여성공무원 50% 넘지만, 여전한 ‘유리천장’
인천시 군ㆍ구 여성공무원 50% 넘지만, 여전한 ‘유리천장’
  • 조연주 기자
  • 승인 2019.11.18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ㆍ구 6곳 4급 이상 여성공무원 ‘0명’
“정부 목표치 20%도 낮다···상향 조정해야”
고위공무원도 ‘성별화’된 업무 배치 뚜렷해

[인천투데이 조연주 기자] 인천시 군ㆍ구 10곳의 여성공무원 ‘유리천장’이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투데이>가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개 군ㆍ구에서 근무하는 9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은 51.7%로 절반이 넘었으나, 고위공무원으로 분류되는 5급 이상은 16.9%, 4급 이상은 11.0%(7명)에 그쳤다. 특히, 군ㆍ구 6곳(강화군ㆍ옹진군ㆍ동구ㆍ연수구ㆍ서구ㆍ남동구)은 4급 이상 여성공무원이 한 명도 없다. 4급 이상 여성공무원은 부평구ㆍ미추홀구ㆍ계양구에 각각 2명, 중구에 1명이 있다.

대체적으로 전체 여성공무원 비율이 높을수록 고위 여성공무원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고위 여성공무원 비율에서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부평구(전체 59.0%, 고위 23.8%)와 미추홀구(전체 56.0%, 고위 23.6%)가 1ㆍ2위를 차지했으며, 옹진군(전체 31.0%, 고위 10.3%)이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옹진군 다음으로 고위 여성공무원 비율이 낮은 곳은 중구(12.1%), 동구(13.0%), 서구(13.2%) 순이었다. 고위 여성공무원 비율이 20%가 넘는 지자체는 부평구(23.8%), 미추홀구(23.6%), 연수구(23.0%), 남동구(20.4%)로 4곳이었다.

이를 두고 박명숙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은 “전체 공무원의 50% 이상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고위 여성공무원 비율이 평균 16.9%이라는 것은 ‘유리천장’ 현상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라며 “여성들이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지속적으로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해석했다.

시각편집 홍다현
시각편집ㆍ홍다현

한국, OECD 중 ‘유리천장 지수’ 꼴찌
공공기관이 나서 여성 대표성 강화해야

유리천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란 의미로,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췄음에도 성별 등을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현상을 이르는 경제학 용어다. 한국의 유리천장은 심각한 수준으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2019 유리천장 지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6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 정부가 9월에 발표한 ’2019 균형인사 연차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고위 여성공무원 비율은 지자체 15.6%, 공공기관 17.9%에 그쳐 OECD 20개국 평균 28.6%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지자체 고위 여성공무원 비율을 2022년까지 20%로 늘려 조직 의사결정에 여성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치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홍선미 인천여성회 회장은 “올해 서울시 8ㆍ9급 공무원 합격자 중 60% 이상이 여성이었으며, 최근 4년간 7급 공무원 여성 합격자 비율은 2015년 36.9%에서 지난해 38.7%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3년 뒤 고위 여성공무원 비율을 20%로 설정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보다 적극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명숙 인천여성노동회 회장은 “고용노동부가 10월 30일 발표한 ‘2019년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민간기업 여성관리자 비율은 21.9%, 공공기관ㆍ지방공사 여성 관리자 비율은 21.1%에 그쳤다. 이는 공공기관의 유리천장이 민간기업보다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공공기관이 모범적으로 나서 여성 대표성을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고위 여성공무원 58.2%, ‘성별화’된 업무에 배치돼

고위 여성공무원 상당수가 사회통념상 ‘여성적’이라고 성별화된 업무에 배치돼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천시 군ㆍ구 10곳의 고위 여성공무원 67명 중 39명(58.2%)이 보건ㆍ식품ㆍ복지과 등 소속이었으며, 의사결정에서 주요 부서로 분류되는 기획ㆍ예산ㆍ자치행정과 등 소속은 4명에 그쳤다.

박명숙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은 “중요 부서보다는 시민 서비스 부서에 여성이 집중돼있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라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성별 분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차별 없이 자질과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유리천장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홍선미 인천여성회 회장은 “여성은 고위 공무원이라고 해도 인사고과나 승진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영역에 상당 부분 배정돼있다”며 “공공기관의 여성 대표성은 곧 국가 성평등 지수에 직결한다. 성별 다양성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