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동구의원, 정화조 협의회 도와준다고 약속했다”
[단독] “남동구의원, 정화조 협의회 도와준다고 약속했다”
  • 김현철 기자
  • 승인 2019.11.13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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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에 “(조례로 정하는) 요금인상 한 번 해야지?” 주장
구의원, "전혀 모르는 사람" "해당 상임위 다르다" 해명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남동구 분뇨수집‧운반 업체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담합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남동구의원이 '협의회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남동구 분뇨 수집‧운반 업체는 모두 12개다. 이중 10개가 남동구정화조청소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만들어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한 사무실을 공용하며 고객응대 직원 등을 공동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또 수익을 똑같이 나눠 갖는 등 사실상 하나의 회사다.

최근 협의회에 가입한 업체 중 일부 업체가 영업정지 명령을 받았지만, 다른 회사가 대신 일을 처리해주며 수익을 나눠가져 영업정지로 인한 타격이 전혀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협의회에 가입하지 않은 A업체에 의해 알려졌다. A업체는 연합회의 행태는 공정거래법 위반이며, 남동구가 편의를 봐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A업체 이사 최 모씨는 “분뇨처리와 관련한 남동구 조례상 분뇨를 수거한 업체가 직접 처리해야하는데 다른 업체 차량에 옮겨 처리하는 등 불법 이적 정황도 있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주장에 협의회 관계자 B씨는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당장 분뇨처리가 급하다보니 극히 일부분 발생한 일이다”고 해명했다.

지난 12일 '인천투데이'가 입수한 녹취록
지난 12일 '인천투데이'가 입수한 녹취록

최근 <인천투데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남동구의원이 협의회 관계자 B씨에게 ‘분뇨처리 요금 인상’, ‘협의회에 유리한 조례개정’ 등을 약속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회의록에는 이강호 구청장 이름도 거론됐다. 이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 녹취록엔 지난 달 12일 협의회 측이 미가입 업체 대표 2명 등과 한 대화가 담겨있다. 미가입 업체인 A업체에 확인한 결과 협의회 측이 미가입 업체를 협의회에 가입시키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확인됐다.

이 대화에서 협의회 관계자 B씨는 2015년 남동구 분뇨처리 비용 인상 사례를 언급하며, “올해도 요금인상 들어가야 한다. 도와주는 사람들 있을 때 빨리 처리해야한다”며 “엊그제 남동구의원 C의원이 전화로 ‘야, 요금인상 한번 해야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C의원을 몇 번 만났다고 언급하며, “C의원은 본인이 해줄 수 있는 건 없고 조례 바꿔달라면 조례를 바꿔줄 것”이라며 다른 남동구의원 D씨와 이강호 남동구청장과 친분도 과시했다.

B씨는 미가입 업체에게 협의회 가입을 권고하며, “미가입 업체 때문에 요금 인상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도와준다고 할 때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무조건 해달라고 하지 못한다. 요금 인상 안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 관련부서 팀장과 협의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화가 사실이라면 협의회 관계자가 요금인상을 위해 남동구 관련 팀장과 사전 조율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정화조 처리요금은 담합 등을 방지하기 위해 기초단체가 조례를 정해 관리한다. 요금 인상은 곧 시민 부담으로 가중되기 때문이다.

B씨는 “이미 구의회에 얘기를 해뒀다. 헌데 미가입 업체 때문에 구청에 얘기를 못하는 상황이다”라며 “1000원이 올라가면 사장님들한테 이득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반문하며 협회가입을 종용했다.

또 “남동구는 현재 1만6000원을 받고 있다. 동구는 비용 산출 용역결과 2만3000원을 받아야 한다고 나왔다”며 “구청과 구의원들한테 남동구도 요금인상을 위한 용역 발주를 줘야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C의원에게 남동구는 거리가 너무 멀어 경비가 더 발생하는데 1만6000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용역 발주도 요청했다”라며 “우리가 이렇게 싸우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화를 살펴보면 협의회라는 이익단체를 구성해 분뇨수집‧운반 업체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업체 수익을 늘리기 위해 조례를 개정하면 요금 인상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전가된다. 주민들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협의회 관계자 B씨는 “C의원, D의원과 일면식도 없다. 알지도 못한다. 알지도 못하는데 그런 부탁을 어떻게 할 수 있냐”라며 “요금인상은 구청의 용역발주 후 결정되는 절차가 존재한다. 그런 부탁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C의원은 “B씨를 전혀 알지 못한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그렇게 얘기하고 다녔다면 큰 문제다. 해당 건을 심의하는 상임위 소속도 아니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가입 업체가 협의회의 담합을 주장하며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온 적은 있지만, 협의회 측과는 만난 사실은 없다. 미가입 업체에게도 해당 상임위를 찾아가 민원을 요청해야한다고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