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 인천시·시의회에 ‘계양산 보호 종합계획’ 수립 촉구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계양산의 생화가 많이 훼손되고 있다며 보전과 관리를 위한 생태환경 조사와 훼손지 복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계양산 보호 종합계획’ 수립도 촉구했다.

인천녹색연합이 11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계양산 생태조사 결과 발표와 보전 방안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단체는 지난 7~10월 사이 계양산 일대의 곤충·식물·조류·파충양서류·등산로 분야의 생태조사를 진행했다. 생태조사에선 보호해야 할 동·식물 개체군이 많이 발견됐으며 등산로 확대로 인한 훼손이 심각해 훼손지 복원사업을 서둘러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에 따르면, 곤충은 509종이 확인됐는데 애반딧불이·파파리반딧불이·늦반딧불이의 서식지 보전이 필요하다. 식물은 608종이 확인됐고 시어나무 같은 주요한 식생 군락지와 노거수에 대한 정밀 조사,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깽깽이풀의 보호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법정 보호종인 참매·황조롱이·솔부엉이·말똥가리 등 62종의 조류가 확인됐고, 멸종 위기종인 맹꽁이와 한국고유종인 한국산 개구리를 포함한 양서류 9종과 파충류 7종이 확인됐다.

단체는 조류의 경우 등산객 이용도가 높은 지역에 종 다양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돼 등산로 이용실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파충양서류의 경우 로드킬(Roadkill)을 당한 현장과 농수로에 빠져 오도가도 못하는 모습이 목격돼 전반적인 생태조사와 필요하다고 전했다.

등산로의 경우 둘레길 조성 이후에도 많은 등산객이 정상을 향하고 있었고 행정기관이 파악한 등산로 보다 1.5~2배 정도 등산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늘어난 등산로와 등산객으로 인한 급경사지의 훼손이 심각해 전체 등산로 실태 조사 후 일부 폐쇄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녹색연합은 “2018년 10월, 인천시를 상대로 한 롯데건설의 행정소송 대법원 기각으로 계양산 골프장 싸움은 종지부를 찍었지만 그 사이 계양산의 생태적 가치가 제대로 기록되지 못하고 하루 평균 1만5000명 이상이 찾으면서 훼손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며 “2011년 계양산 보호 조례가 제정됐음에도 조례에 따라 수립해야 할 ‘계양산 보호 종합계획’은 아직도 수립되지 않아 보호방안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태조사 후 진행한 집담회에서 계양산에 대한 제대로 된 생태조사가 없었던 만큼 전반의 정밀조사가 필요하고 등산로 샛길 폐쇄와 훼손지 복원을 위한 여러 시민 참여 방안이 나왔다”며 “시와 시의회는 제대로 된 생태조사를 바탕으로 계양산 보호 종합계획을 수립해야하며, 수립 시 시민들의 의견과 참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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