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주 의학칼럼] 청소년 ADHD, 아스퍼거증후군 아닌지 의심해봐야
[김문주 의학칼럼] 청소년 ADHD, 아스퍼거증후군 아닌지 의심해봐야
  • 인천투데이
  • 승인 2019.11.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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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인천투데이] ADHD가 어린 아이들에게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초등학생뿐만이 아니라 청소년 ADHD나 성인 ADHD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의 문제로 확산되는 듯하다. ADHD로 진단된 청소년이나 성인이 증가하는 추세가 있다는 보도도 흔히 접한다. 더불어 청소년기에 증가 경향을 보인다는 ADHD가 진짜 ADHD가 맞을까 하는 의구심도 함께 커진다.

부모가 중증 ADHD라며 치료를 의뢰한 청소년들을 필자가 진찰해보면 순수한 ADHD는 매우 드물다. 증세가 심해 사회성 부족까지 동반한 경우라면 대부분 순수한 ADHD 환자라기보다는 아스퍼거증후군 경증 환자다. 즉, 아스퍼거증후군과 ADHD 증상이 병합돼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ADHD에 준해 약물치료를 하거나 심리치료를 하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ADHD와 아스퍼거증후군이 병합돼있는 경우라면 아스퍼거증후군 치료를 우선해야한다. 따라서 과거에는 두 가지 병명이 공존한다면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을 우선하고 ADHD 진단을 부차적으로 취급했다. 그러나 최근 아스퍼거증후군과 ADHD를 공동으로 진단받는 것이 가능해졌고 아스퍼거증후군 환자에게도 ADHD 약을 사용하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아스퍼거증후군 청소년에게 ADHD 진단을 내리는 경향이 더 강화되는 듯하다. 그러나 ADHD에 비하면 아스퍼거증후군이 근본적 질환이다. 아스퍼거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으면 ADHD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봐야한다.

2013년 동유럽에서 발행된 논문에 의하면, 성인 ADHD로 진단된 환자 53명을 상대로 한 검사에서 15%가 아스퍼거증후군으로 진단됐다. 즉, 아스퍼거증후군임에도 불구하고 성인 ADHD로 오진됐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실제로 수많은 성인 ADHD 환자가 아스퍼거증후군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 논문에서 사용된 아스퍼거증후군 검사 방법은 ‘AQ’라는 자폐증 지수 검사다. 그러나 이 검사의 신뢰도는 상당히 약하고, 아스퍼거증후군과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전체 영역을 포괄하는 검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AQ 검사법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다양한 유형의 아스퍼거증후군이 스펙트럼 범주로 존재한다. 이렇게 경증으로 스펙트럼 범주 안에 들어가는 여러 아스퍼거증후군까지 포함하면 오진 비율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임상 현장에서 필자가 본 바로는 성인 ADHD 진단이 내려진 환자들 중에 50% 가까이가 아스퍼거증후군 경향이 함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ADHD는 아동기에 나타나고 성장과 더불어 점차 호전되는 과정을 겪게 돼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점점 심해져 치료에 반응이 없는 아이라면, 단순 ADHD가 아닌 다른 유형의 질환 가능성이 없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특히 아스퍼거증후군이 결합된 ADHD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아스퍼거증후군에 초점을 맞추고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 김문주 원장은 소아 뇌신경질환 치료의 선구자로서 국제학술지 E-CAM에 난치성 소아 신경질환 치료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뇌성마비 한방치료 연구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