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문화예술회관이 자리한 중앙공원이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지난여름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줬던 나무들이 어느덧 울긋불긋한 가을옷을 입었다. 자연의 오묘한 변화를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인천 중앙공원

 낮 길이가 짧아져 밤낮으로 찬기운이 돌고 기온도 내려갔다. 나무들은 잎을 몸에서 밀어내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다. 공원길에는 나뭇잎들이 추억처럼 쌓였다. 붉은 태양의 기운을 품은 나뭇잎이 산책길을 안내한다.

중앙공원은 간석동에서 관교동까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녹지공간이다. 간석4동주민센터 앞 희망의 숲에서 인천터미널 앞 중앙어린이교통공원까지 직선거리는 약 3km다. 성인들의 빠른 걸음으로 1시간 정도 걸린다.

공원길은 머리로 만든 길과 몸으로 만든 길이 있다. 공원 조경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진 길과 시민들이 만들어진 길 옆 흙길을 넘나들며 수백만 번 발길을 이어간 길.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은 주로 자연스럽게 길이 난 흙길을 따라간다.

인천 중앙공원
인천 중앙공원

산책을 하는 시민들과 곳곳에 마련된 앉을 자리도 넉넉하고 광장 한편에서는 아이들이 뛰논다. 독서를 하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고 운동을 하면서 만난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원과 차도 사이에는 주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벚나무가 눈에 띈다. 그리고 곳곳에 참나무와 단풍나무, 메타세쿼이아 등이 풍성하게 서있다. 아이 손바닥 크기의 단풍잎이 나뒹굴고 은행은 초가을 한철 특유의 냄새를 풍기다 이제는 마르고 뒤틀려 길 한쪽에 모여있다.

간석동에서 인천시청 방향으로 걸어가면 언덕길을 올라야 한다. 언덕길을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중앙공원은 큰 차도 사이에 있는 섬처럼 있기 때문에 계속 걸어가기 위해서는 차도를 건너야 한다. 약간의 불편함은 있다.

인천 중앙공원

그런 불편함이 있어서 인가. 공원 녹지공간을 이어주는 보행육교가 내년 4월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공원 일부구간은 교각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무장애길로 만들어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게 하면 좋을 것이다.

공원 언덕길을 넘으면 인천문화예술회관으로 이어진다. 회관에는 카페도 있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전시장을 들어가 그림, 사진 등을 감상할 수 있고, 구월동 인근에는 식당이 모여있어 출출한 배를 채우기에도 좋은 환경이다.

인천 중앙공원은 도심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시민의 공간이다. 최근 승기천 복원사업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추홀구에서 남동구, 연수구까지 이어진 승기천 복원사업이 잘 진행되고 중앙공원과 이어진 환경으로 조성된다면 시민들이 좀 더 ‘살고싶은 도시’로 거듭나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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