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씨름 코치 “감독이 녹음파일 들려주며 1500만 원 내라고 해”

[인천투데이 김갑봉 기자] ‘준 사람은 있는데 받은 적이 없다’는 인천 연수구 전 구청장 부인의 뇌물수수 의혹이 사건이 인천 정가를 달구고 있다.

인천 연수구청 청사 (사진제공 ? 연수구)

인천연수경찰서는 뇌물공여 혐의로 연수구씨름단 감독 H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전 연수구청장 부인 L씨를 조사 중인데, L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씨름감독 H씨는 2017년 8월 연수구 청학동 소재 한 카페에서 당시 이모 연수구청장 부인인 L씨에게 3000만 원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감독 H씨는 코치 K씨부터 1500만 원을 받아 3000만 원을 마련한 뒤, 검정 비닐봉지에 넣어 빵과 수제비누와 함께 L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는데, L씨는 “그 자리에서 빵과 수제비누만 받고 3000만 원을 되돌려줬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감독H씨에게 1500만 원을 건넨 코치 K씨는 “H감독으로부터 전 구청장 부인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얘기와 전 구청장과 전달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들었고, 나중에 전달한 장소까지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K씨는 전 구청장 부인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았으며, 감독과 구청장 부인의 뇌물수수의혹 정황을 녹취한 음성파일(감독이 전 구청장과 대화한 내용을 녹취) 2개를 경찰에 제출했다.

K씨는 “2017년 6월 무렵 감독이 전 구청장 부인을 만나고 온 뒤, 자신이 녹취한 음성파일을 들려주고 전해주면서 저한테도 돈을 내라고 했다. 제가 (3년) 계약직인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겠다’, ‘구청장 부인은 이제 자기 말이라면 다 듣게 돼 있다’고하면서 1500만 원을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K씨는 또 “돈이 없어서 우선 8월 1일 적금을 깨서 1000만 원을 마련해서 감독에게 1차로 건넸고, 2차로 11월에 500만 원을 마련해서 건넸다”고 부연했다.

건넨 돈이 전 구청장 부인에게 들어갔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K씨는 “감독이 구청장 부인에게 돈을 건네고 와서는 ‘잘 전달하고 왔다’고 했다. 또 당시 상황을 녹취한 음성파일을 들려줬는데 구청장 부인이 ‘여름휴가에 잘 쓰겠다’라고 했던 것 같다. 건넨 시점은 8월이고, 장소는 전통찻집이라며 거기로 저를 데리고 갔었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3000만 원 뇌물수수와 관련해 감독은 3000만 원을 건네기 위해 전 구청장 부인을 만났지만, 부인이 돈을 받진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감독은 해당 돈은 H감독더러 감독 부임에 대한 인사차 전 구청장 부인에게 건네라고 했던 전 구청장 부인이 보관하던 상태였고, 나중에 찾아갔다고 했다. 감독은 나중에 이를 코치한테도 돌려줬다고 했는데, K코치는 올해 3월 6일 받았다고 했다. 2017년 8월과 2019년 3월 기간 돈의 행방을 캐는 게 수사의 관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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