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주민 집회서 장비 실은 차량 '바닥 망가진다'며 진입 막아
진입 못한다더니 시 행사 차량은 진입···부서 간 협의로 가능 주장

[인천투데이 정양지 기자] 1일 개장한 인천시 열린 광장 ‘인천애(愛)뜰’에서 열리는 1호 집회에 시가 장비 상하차를 위한 차량을 못 들어오게 막았다. 하지만 정작 시는 자신들이 주최한 행사에선 차량을 진입시킨 것으로 확인돼 ‘내로남불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구 청라 주민단체인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는 1일 오후 7시 30분 인천애뜰에서 청라소각장 폐쇄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집회에는 서구 주민 200여 명이 참여하며, 이를 위해 스피커와 앰프 등의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가 집회 장비를 실은 장비차는 들어올 수 없다며 차량 진입을 못하게 했다.

노형돈 청라총연 사무국장은 "시가 앞으로 인천애뜰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집회에서, 장비 상하차를 위한 차량 진입을 금지시키겠다고 했다"며 "그럼 장비를 어떻게 옮기냐고 했더니 '인근에 주차하고 직접 날라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시에 잔디마당과 바닥분수 사이 통행로와 은행나무 데크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알렸으나, 시는 ‘두 곳 다 안 된다’라고 했다”며 “시에 항의하니까 데크는 허가를 내 줬지만, 장비를 실은 차량은 여전히 진입할 수 없게 막았다”고 덧붙였다.

노 국장은 “차량 진입을 막는 이유를 두고 ‘바닥이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다른 제한은 그렇다 쳐도, 장비를 하나하나 손으로 옮기라고 하는 건 시민의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시의 이 같은 행정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 30일 광장에서 제100회 전국체전 선수단 해단식 행사를 열었는데, 행사 장비를 실은 차량은 이날 멀쩡히 광장부지 안으로 진입했다.

인천시는 10월 30일 '인천애(愛)뜰' 내 잔디마당에서 진행한 '제100회 전국체전 선수단 해단식'을 위해 부지 내 차량진입을 허용했다.(사진제공 ? 인천투데이 독자)

노 국장은 “지금까지 청라호수공원과 커넬웨이수변공원, 홈플러스 인천청라점 등 여러 곳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장비차가 진입도 못하게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천애뜰이 과연 시민들을 위해 개방된 열린 광장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총무과 관계자는 “차량진입을 막은 게 아니라 원래 차량이 다닐 수 없고 시민이 다니도록 통행로로 설계된 곳”이라며 “어떤 행사든, 짐을 실은 차가 통행로를 지나면 바닥재가 고장날 수 있어 시설물 보호차원으로 규정했다. 그 외 전기 등 다른 부분은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주최 측은 당초 ‘바닥분수광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는데, 엄밀히 따지면 통행로와 은행나무 데크는 바닥분수광장에 포함되지 않는 곳”이라고 한 뒤, “이미 사전에 통행로 사용금지와 부지 내 차량진입 금지 등을 고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10월 30일 개최한 전국체전 해단식은 인천애뜰이 본격적으로 개장하기 전에 열린 행사이며, 부서 간 협의로 차량을 진입시킨 것”이라며 “후에 시민들에게 차량 진입이나 짐 옮기기 등의 편의를 마련할 수 있도록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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