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역사 되돌아보는 작지만 큰 공간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미추홀구 용현2·5동 지역을 사람들은 ‘토지금고’라고 부른다. 토지금고는 원래 지명이 아니지만, 용현동의 역사를 잘 나타내는 상징적인 용어다.

토지금고 마을은 용현2·5동 지역으로 과거 바다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염전으로 사용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토지금고가 1970년대 매입해 택지로 개발했다.

토지금고 마을은 현재 송도국제도시처럼 바다를 매립해 1970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택지로 개발되면서 형성됐다. 그 전에는 일제가 소금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염전이었고, 일대는 바다였다.

수봉산 남서쪽 자락에 있는 인하대학교와 건너편 SK뷰아파트 그 일대는 ‘용마루’라고 불리는 언덕이었는데, 이 곳에는 일본사람들이 과수원을 운영했다. 일제는 용마루 앞에서 서쪽 낙섬까지 염전으로 만들었다. 옹진군청에서 인천항로 가는 길목에 낙섬사거리는 아직 지명을 유지하고 있다.

1976년 정부투자 공기업 ‘토지금고’가 이곳을 매입해 택지를 조성하고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길이 생기고 교통이 발달하고 일자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송도국제도시는 과거의 토지금고 마을을 상기시킨다. 이 곳은 한국전쟁 직후 3000명 안팎의 마을 인구가 택지 개발 후 현재는 6만여 명이 넘게 사는 마을로 변모했다.

세대가 바뀌고 빠르게 변하는 일상에서 우리가 잊거나 놓치고 가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토지금고 마을박물관은 몰랐던 또는 알아도 잊혀졌던 마을의 역사를 상기시켜준다.

토지금고 마을박물관 김홍우 큐레이터

토지금고 마을박물관 큐레이터 김홍우 씨는 80세에 가까운 연세에도 불구하고 평일 오후에 이 곳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토지금고 지역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있으면 모르고 있던 마을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미추홀구에는 독정이·쑥골 마을박물관과 토지금고 3곳의 박물관이 있다. 토지금고는 인천에서 처음 생긴 마을박물관이다. 사람들이 오면 ‘토지금고’가 뭐냐고 물어본다. 설명을 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김 씨는 인천 화수동에서 나고 자랐다. 대성목재에서 30여년간 근무했다. 용현동 사업지가 생기면서 용현동에서 거주했다. 그가 말하는 마을의 역사는 토지금고에 머물러 있지 않다. 길이 연결돼 있듯 마을의 역사는 인천의 역사로 이어져있다.

“처음 마을박물관은 용정근린공원에 있었다. 나이가 좀 들었어도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큐레이터 봉사를 하기 시작했고,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보람을 느낀다.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용현동은 현재까지도 택지 개발이 한창이다. 그런데 마을의 역사는 가옥이 업어지고 길이 바뀌면서 점차 잊혀져 가는 듯 보인다. 그런 면에서 토지금고 마을박물관은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생각할 수 있는 작지만 큰 공간이다.

토지금고 마을박물관은 물텀벙거리가 있는 용현사거리와 수인선 숭의역 사이에 있다. LH미추홀3단지아파트 305동 상가건물로 가면 찾을 수 있으며 관람시간은 화~토요일 오후 2시~5시까지다.

토지금고 마을박물관은 용정근린공원에 위치해 있다가 최근 LH미추홀3단지아파트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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