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권위주의시대로 돌아가나?...과도한 줄세우기
인천시의회, 권위주의시대로 돌아가나?...과도한 줄세우기
  • 김현철 기자
  • 승인 2019.10.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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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출연기관, 내년부터 본회의 출석 '의무’
기관장들, 1년간 한달가까이 발 묶이는 셈

[인천투데이 김현철 기자] 내년 7월부터 인천시 출자ㆍ출연 기관장들이 시의회 본회의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업무에 바쁜 기관장들을 상대로 한 일종의 ‘줄 세우기’로 권위주의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시의회.(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시의회.(인천투데이 자료사진)

9월 6일 열린 제256회 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김성준(민주, 미추홀1)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시정질문과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는 시의회 본회의장에 시 출자ㆍ출연 기관(장)이 참석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하며 “조례에도 참석 근거가 있으며, 이들이 본회의에 출석해 통합적이고 효과적인 업무와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 이후 의회사무처와 시 관계자 논의를 거쳤고, 10월 8일 시의회 의장단 회의에서 ‘출자ㆍ출연 기관 임원 본회의 출석’이 최종 결정했다. 시 출자ㆍ출연 기관은 ▲인천시의료원 ▲인천연구원 ▲인천신용보증재단 ▲(재)인천테크노파크 ▲인천종합에너지(주) ▲인천문화재단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인천스마트시티(주) ▲인천여성가족재단 ▲(재)인천인재육성재단 ▲(주)인천투자펀드 ▲(재)인천복지재단 등 12개다.

이용범(민주, 계양3) 시의회 의장은 “본회의장에서 논의되는 사안은 어느 한 기관에 국한되지 않는다. 출자ㆍ출연 기관장들이 본회의장에 출석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라며 “내년 7월 1일부터 출자ㆍ출연 기관장 본회의 출석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의회는 본회의장 리모델링 공사도 진행한다. 현재는 시 국ㆍ실장과 공사ㆍ공단 임원만 출석할 수 있게 설계돼, 출자ㆍ출연 기관장들도 출석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다.

이 의장은 “내년 7월부터 비(非)회기를 활용해 리모델링 공사를 계획 중이며, 시 예산담당부서에 예산 확보를 요청해뒀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출자ㆍ출연 기관장들의 시각은 대체로 곱지 않다. 한 출자ㆍ출연 기관장 A씨는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알지만, 확정됐다는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한 뒤 “맡고 있는 업무만 처리하기도 바쁜데 본회의 출석으로 소비되는 시간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기관장 B씨는 “해당 기관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경우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며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시의원들에게 낙인찍힐까 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시의회 본회의는 1년에 20~30일 정도 열린다. 출자ㆍ출연 기관장들이 한 달 가까이 본회의에서 시간을 빼앗기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 같은 지적에 이 의장은 “공사ㆍ공단 임원 출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 지적으로 충분히 공감한다”고 한 뒤 “하지만 출석하고 있는 공사ㆍ공단 임원들은 본회의 출석 후 행정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고 평가하는 등, 긍정적 평가가 많다”고 해명했다. 이어 “인천의료원의 경우 급한 수술이나 환자 발생 시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조항을 삽입하는 등, 충분히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