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남녕 인천 서구사회적경제마을지원센터장

[인천투데이 장호영 기자] “인천 서구와 인구수가 비슷한 이탈리아 볼로냐는 협동조합의 도시로 유명하다. 볼로냐 경제에서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고, 볼로냐는 유럽연합 전체에서도 5대 고소득 지역에 속한다. 볼로냐 같은 도시를 당장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구가 이를 모델로 삼아 발전하는 도시가 됐으면 한다.”

10월 29일 오후에 서구사회적경제마을지원센터(이하 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남녕(46) 센터장이 밝힌 포부이자 바람이다. 김 센터장은 서구에서 민간 주도 지역화폐 운동을 벌인 상인조직 ‘연심회’의 사무국장과 서구상인협동조합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김남녕 인천 서구사회적경제마을지원센터장.

서구(구청장 이재현)는 지난 7월 사단법인 자치와공동체와 센터 운영 협약을 맺었다. 이후 센터장 등 직원 10명을 공개 채용했고, 9월 2일부터 센터 업무를 시작했다.

센터는 ‘서구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조례’와 ‘서구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회적경제 조직 육성ㆍ발굴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창업활동 지원을 위해 설치한 중간지원조직이다.

마을공동체와 (예비)사회적기업ㆍ창업 입주 사무실, 회의실ㆍ교육실ㆍ소통 공간 등, 사회적경제 지원을 위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현재 가정오거리 인근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 완료 후 정식 개소할 예정이다.

인천시와 다른 군ㆍ구가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따로 둔 것과 달리 서구는 통합해 설치했다.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가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통합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직원들은 사회적경제 지원 담당과 마을공동체 지원 담당, 두 팀으로 나눴다.

김 센터장은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는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마을공동체는 처음에는 주민모임에서 시작한다. 이 주민모임이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제안하는 모임을 넘어 수익형 모델로 넘어가는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또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기업이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수익을 내고 지역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려면 마을공동체에 뿌리를 박고 있어야한다”며 “센터는 왜 사회적기업 제품을 소비해야하는지 주민들에게 알리고, 그 제품이 경쟁력을 갖고 팔릴 수 있게 마케팅 전략이나 경영 컨설팅도 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남녕 인천 서구사회적경제마을지원센터장.

올해 서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마을공동체는 35곳이다.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은 29곳이며, 협동조합은 60곳이다. 센터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벌일 사업과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적경제ㆍ마을공동체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서구 지역자원 조사 사업’을 최근 시작했다.

모집한 조사원이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조직을 모두 방문해 조사한다.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해 센터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서구와 함께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사업 공모를 진행하고 지원금 정산에 어려움을 겪는 마을공동체에 지원관을 파견하기도 한다. 흩어져있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사회적기금을 조성해 사회적경제 조직에 금융을 지원하는 방안 등도 준비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지역화폐를 준비하면서 많은 주민과 조직을 만나 서구의 현안을 알았고 대안도 많이 고민했다.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로 이어지는 순환과정을 고민하고 이해하고 있기에 센터장 공모에 지원할 수 있었다”며 “서구를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가 꽃 피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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