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금강산 길’ 여덟 번째
인천시민 30명 모여 평화 기원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10월 19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인천시민 30여 명이 북녘이 눈앞에 보이는 연평도에 모였다. 이들은 서해 5도 앞바다가 하루빨리 평화수역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며 길을 함께 걸었다.

인천시민이 만드는 평화순례길 ‘열려라! 금강산길’은 지난 8월 강화 교동도에서 시작했다. 동쪽으로 김포와 파주 등을 거쳐 금강산이 보이는 고성을 돌아 서해 연평도에 도착했다. 연평도는 ‘금강산길’의 마지막 코스다.

-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인천시민 30여 명이 북녘이 눈앞에 보이는 연평도에 모였다.

연평도는 제1ㆍ2차 연평해전, 포격사건 등 남북 분쟁을 겪으며 ‘한반도 화약고’로도 불렸다. 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당시 육상 군사분계선은 합의했으나 해상 경계선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승만 정부는 북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 이를 막기 위해 유엔군 사령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설정했다. 유엔군 사령부는 이를 ‘해군 작전 규칙’으로 만들어 한국 해군에만 전달했으며, 북한에 공식 통보하지는 않았다. 그로인해 서해 5도는 남북 간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질 않는 곳이 됐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모인 시민들은 배를 타고 2시간 들어가 연평도에 도착했다. 분단의 아픔이 서린 곳이지만 날씨는 평화롭게 시민들을 맞이했다. 시민들은 첫 일정으로 ‘한반도 평화와 서해 5도’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다. 이어서 ‘서해 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와 간담회를 진행하며 연평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시민들은 평화공원에서 연평해전 희생 군인들의 넋을 기렸다.

시민들은 평화공원과 연평도 포격 위령탑을 방문했다. 평화공원은 연평해전에서 희생된 군인 25명(6명 전사, 19명 부상)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됐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에는 포격으로 산화한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기리는 전사자 위령탑이 세워졌다. 시민들은 헌화하며 희생된 군인들의 넋을 기렸다. 또,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도 방문해 추모했다.

가래칠기 해변.

시민들은 등대공원으로 발을 옮겼다. 대연평도는 1636년 임경업 장군에 의해 조기를 발견한 후, 해방 전후부터 1968년 이전까지 황금의 조기 파시 어장을 이뤘다. 대연평도 등대는 어선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으나, 1974년 간첩의 해상 침투를 막는다는 이유로 폐쇄됐다. 그리고 지난 5월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맞춰 45년 만에 재 점등됐다.

등대 옆에는 조기역사관이 있다. 조기역사관에서는 조기 파시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층은 전망대로 구성돼있다. 이곳에선 대연평도의 가래칠기 해변과 황해도 강령군의 섬들을 망원경으로 볼 수 있다.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

시민들은 북녘이 한눈에 보이는 망향대에 올랐다. 옹진반도가 눈앞에 있어 날씨가 좋을 때는 북한의 해주 시멘트공장 연기까지 보인다고 한다. 이곳 눈앞에서 불법 조업 중인 중국어선 26척을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지지부진 남북관계 뻥 뚫려라” 외치며 평화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다. 끝으로 구리동 해변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평화기행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 시민들은 망향대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다.
구리동 해변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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