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2ㆍ광주 1곳 ··· 도박중독 노출에 무방비 “이전해야”
마사회 작년 매출 2조 ··· 중독 예방ㆍ치료 예산 0.08%

[인천투데이 이종선 기자] 도심 화상경마장이 지역사회 갈등 요인으로 부각하면서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한국마사회가 ‘경마’라는 사행산업으로 막대한 매출을 올리지만 지역사회 환원이나 도박중독 예방ㆍ치료 지원에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마사회 부평지사.

국내 화상경마장은 서울 10개소, 경기 9개소, 인천 4개소, 부산 2개소, 경남ㆍ충남ㆍ대구ㆍ광주ㆍ대전 각 1개소 등 모두 30개로 파악된다. 인천에는 미추홀구ㆍ부평구ㆍ중구ㆍ연수구에 화상경마장이 있다.

화상경마장은 지역사회 갈등 요인으로 점차 부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만희(경북 영천ㆍ청도) 의원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아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최근 4년간 화상경마장 30곳에서 벌어진 폭행ㆍ소란 사건은 총 625건이다.

또한 화상경마장은 법적으로 학교 앞 500m 안에는 설치할 수 없으나, 인천의 화상경마장 4곳 모두 법적 이격거리 안에 있다. 서울 성심여중ㆍ고교와 230m 거리에 있던 용산 화상경마장이 폐쇄된 사실을 감안하면, 인천 화상경마장들도 인근 학교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환경을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

2013년부터 1500여 일간 지역주민들이 폐쇄를 요구하며 농성했던 서울 용산과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은 많은 갈등과 불필요한 사회비용을 초래했다. 이 경마장들은 결국 용도를 변경하거나 이전했다.

인천의 화상경마장들 역시 학생 안전과 교육환경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고, 시민들도 무방비로 도박중독에 노출돼있어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와 인천시가 영종도에 카지노복합리조트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선 영종도로 이전해 사행산업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도박중독 예방ㆍ치료에 매출액의 0.08%만 투입

마사회가 사행산업으로 막대한 매출을 올리지만 지역사회 환원이나 도박중독 예방ㆍ치료 지원은 아주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국내 사행산업 매출액 중 경마가 차지한 비중은 33.7%로, 가장 많은 수익을 자랑한다. 마사회는 지난해 매출 2조216억 원을 기록했다. 인천서만 한 해 3600억 원가량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는 매출액의 10%를 레저세로 납부한다. 아울러 경마가 없는 월~목요일엔 노래교실과 같은 문화강좌 등으로 지역주민에게 문화 복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매출액에 비하면 지역사회 기여 수준은 미미하다.

특히 도박중독 예방ㆍ치료 예산 편성에 인색하다. 지난해 도박중독 예방ㆍ치유 예산은 16억1000만 원으로 매출의 0.08%에 불과했다. 강원랜드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한국마사회보다 적은 1조4001억 원이었지만, 도박중독 예방ㆍ치유 예산은 53억8000만 원(매출의 0.38%)으로 마사회보다 훨씬 많았다.

화상경마장으로 인한 도박중독에 시민들은 무방비로 노출돼있다. 마사회가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경마 도박중독 유병률’을 보면, 유병률이 49.1%로 전체 사행산업 평균 36%보다 높다.

특히, 실제 말들이 달리는 과천 경마장의 유병률은 44.3%인데 비해 화상경마장은 52.9%로 더 높게 나타났다. 즉, 화상경마장이 더 많은 사회비용을 초해하는 것이다. 화상경마장의 도박중독 피해가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 집중돼있는 것도 폐해가 심각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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